스포츠
2차대전후 처음…‘디 오픈’ 도 멈췄다
엔터테인먼트| 2020-04-07 11:17
149회째를 맞는 세계 최고의 골프대회 디오픈이 코로나19사태 확산으로 결국 올해 대회개최를 취소했다. 디 오픈 취소사실을 발표한 R&A 홈페이지.

어지간한 이유로는 일정·장소·출전선수 등 전통을 손톱만큼도 바꿀수 없다며 자존심을 지켜온 세계 골프 메이저대회들도 불가항력이다. 전 세계 경제활동을 사실상 올스톱시키고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 펜데믹’이 점점 확산되자 스케줄을 변경했다.

올해로 149회째를 맞는 세계 최고의 골프대회 디 오픈은 결국 취소됐다.

디 오픈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지난주까지도 취소루머에 대해 ‘그런 결정을 내린 바 없다’며 정상 개최를 해보기 위해 고심했으나 장고 끝에 취소결정을 내렸다.

R&A는 6일 밤(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디 오픈은 취소됐다(The Open in 2020 cancelled)’는 제하의 발표문을 게재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다음 디 오픈은 내년 로열 세인트조지스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한다.

당초 올해 디 오픈은 오는 7월12일부터 켄트의 세인트 조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영국 정부와 보건당국의 권고에 따라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860년 시작된 디 오픈이 취소된 것은 2차대전기간(1940~1945)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프로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중 취소된 것은 7일 현재 디 오픈이 유일하다.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이 지난 3월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먼저 연기 결정을 내렸으며, 6월 뉴욕에서 개최예정인 US오픈 역시 연기를 결정했다.

이미 일반 대회들은 PGA, LPGA, EPGA, LET 등을 비롯해 한국, 일본까지 모두 취소되거나 일부 연기되고 있었지만 메이저 대회들은 가능한한 개최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지금 코로나19의 확산추세는 감염자가 나오지 않을 ‘천운’을 기대하거나, 이 지역은 무사할 수도 있다는 등 안이한 판단으로 대회를 밀어붙일 수 있는 상황이 절대 아니다.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오만하리만치 원칙을 지켜왔던 오거스타마저 지금 치러지고 있어야할 마스터스를 11월9일로 미뤘다.

대회때 잔디상태를 위해 몇달씩 문을 걸어잠그는 오거스타지만, 최적의 잔디상태를 장담할 수 없는 11월 연기를 받아들여야했다.

PGA챔피언십도 당초 일정인 5월에서 8월로 미뤘다.

USGA가 관장하는 US오픈은 일정조정이 더욱 시급했다. 6월 뉴욕의 윙드풋GC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지금 뉴욕은 코로나19확산이 가장 빠르고 넓게 확산되는 위험지역이기 때문에 6월까지도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어렵다. 결국 9월14일로 3개월 연기했다.

9월22일부터 위스콘신의 콜러에서 개최예정인 2020 라이더컵은 아직 시간적인 여유는 있지만 뉴욕못지않게 코로나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지역의 선수들까지 참가해야하기 때문에 상황은 유동적이다. 이때문에 올해 호스트를 맡은 미국측은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LPGA투어도 PGA투어와 다를 게 없다.

3,4월 일정을 모두 취소 또는 연기한 LPGA투어는 6월 NW아칸소챔피언십으로 다시 시즌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이또한 장담하기 어렵다.

메이저대회들은 취소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일부는 1차 스케줄 조정을 했다. ANA인스피레이션을 9월로 연기한 LPGA는 USGA가 주관하는 US여자오픈도 12월로 미뤘다. 7월 개최예정이었던 에비앙 챔피언십은 7월에서 8월로 연기됐다. 6월 PGA챔피언십과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아직 연기되지 않았지만 변경 가능성이 높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싶은 골프팬들의 갈증은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겠지만, 지금은 비상시국인 만큼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김성진 기자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