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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 선수 아버지 "가해혐의자들 진심으로 사과하길"…죽음 이후에야 처벌된 그들
엔터테인먼트| 2020-07-29 19:19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뛴 23세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고(故) 최숙현 씨가 2013년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 "이제는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도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좋겠습니다."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가해혐의자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과 장 모 선수의 영구제명 소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 씨는 집이 있는 경상북도 칠곡으로 내려가는 길에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결과를 접했다.

김 감독과 장 모 선수의 영구 제명이 확정된 29일, 최영희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나와야 하는 결과가 나와서 다행스러우면서도 딸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다"라고 했다.

이날 대한체육회는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공정위를 열고 "철인3종 폭력 사건 관련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재심의 결과, 혐의자 3인에 대한 재심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대한철인3종협회 공정위가 지난 6일에 내린 징계대로,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는 영구제명돼 다시는 트라이애슬론 지도자와 선수로 뛸 수 없다. 뒤늦게 사과한 김도환 선수도 10년 자격 정지 처분이 확정됐다.

최영희 씨는 "김규봉 감독과 선수들도 사실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지 않은가"라며 "숙현이가 그렇게 세상을 떠난 뒤에 추가 피해자들이 나왔다. 당연히 가해 혐의자들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한 결과'를 받아들이면서도 최영희 씨는 "숙현이의 억울한 사연을 세상에 알려준 많은 분과 용기 내 증언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 이런 결정을 내려준 공정위에도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최숙현 선수와 가족은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경찰과 검찰 등 수사 기관, 체육 단체(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지자체(경주시청) 등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했다. 관계 기관들은 체육인 인권에 무심했고,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 등이 만든 그들만의 현실은 견고하고 차가웠다.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상황이 달라졌다. 최숙현 선수를 가해한 혐의자들이 드디어 처벌을 받았다.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 팀 닥터라고 불리는 안주현 씨는 경찰 수사도 받고 있다.

최영희 씨는 "가해 혐의자들이 온당한 처벌을 받고, 숙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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