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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위 문민종의 ‘깜짝 반란’…글로비스배 세계바둑 U-20 우승
엔터테인먼트| 2020-08-03 11:19

17세의 차세대 유망주 문민종 2단이 첫 출전한 ‘세계바둑 신예들의 격전장’ 글로비스배대회에서 중국의 강자들을 잇달아 꺾고 정상에 올랐다.

문민종(사진)은 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과 중국 베이징 중국기원에서 열린 ‘제7회 글로비스배 세계바둑 U-20’ 결승에서 중국의 리웨이칭(20) 8단에게 26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문민종은 앞서 오전에 열린 4강전에서 랴오위안허(20) 8단에게 19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으며, 전날 열린 8강에서도 우승후보로 꼽힌 강자 셰커(20) 8단에게 드라마같은 역전승한 바 있다. 문민종은 국내랭킹 150위에 불과한 반면 중국의 2000년생 트리오 리웨이칭은 13위, 셰커 16위, 랴오위안허가 22위로 한 수 위로 평가되던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문민종의 선전은 더욱 돋보였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문민종은 “중국 선수들이 너무 강해 기대를 거의 안 했다”면서 “국후 인공지능을 확인해 보니 결승전은 나빴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8강에서 맞붙은 셰커 선수에게 거의 진 바둑을 운 좋게 이겨 상승세를 타 우승까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7년 8회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입단한 문민종 2단은 지난해 열린 7기 하찬석국수배 영재바둑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올해 전적은 15승 9패. 15승 중에는 25회 LG배 예선에서 박영훈 9단에게 거둔 반집승이 포함돼 있다.

한편 함께 출전했던 박상진(19) 4단은 4강에서 리웨이칭 8단에게 194수 만에 흑 불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3∼4위전에서는 랴오위안허 8단에게 180수 만에 흑 불계패해 최종 순위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대회의 우승상금은 150만엔(약 1700만원), 준우승상금은 25만엔이다. 전기 대회 우승상금 300만엔, 준우승상금 25만엔에서 절반씩 줄었다.

TV바둑아시아선수권 방식(제한시간 없이 1분 초읽기 10회 후 30초 초읽기 1회)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일본기원이 주최하고 ㈜글로비스가 후원했다.

한국은 2017년 4회 대회 신진서, 2019년 6회 대회 신민준 9단이 우승했고, 문민종이 3번째 한국인 챔피언이 됐다. 중국도 3번 우승했으며 주최국 일본은 한 차례 우승했다.

한편 그동안 공식 경기로 열렸던 글로비스배는 이번 대회에 한해 비공식 경기로 전환됐다. 한국과 중국·일본·대만 선수들이 소속 기원에서 경기하는 데 반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하는 미국·러시아·싱가포르 선수들은 시차 문제와, 자택 대국으로 인한 공정성 문제 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주최측 요청으로 한국기원도 국내 선수들의 성적을 비공식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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