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홍 대한체육회장 “2032년 올림픽 남북한 공동개최 추진”
2021-02-08 11:29


지난달 재선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

대한민국 스포츠를 이끌어갈 수장을 뽑는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가 지난 달 18일 치러졌다. 일부 후보간의 비방, 정치권 개입논란 등으로 잡음이 있었지만, 현 이기흥 회장(66)이 당선되며 4년간 연임하게 됐다. 이 회장은 선거에서 유효표 1974표 중 915표(득표율 46.35%)를 얻었다.

한국체육계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프로와 아마추어 종목 가리지않고 대회가 축소되거나 취소, 연기됐고, 무관중 혹은 제한적인 관중만 입장했다. 팀들은 재정난으로 규모를 줄이며 많은 선수들이 옷을 벗기도 했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이 연기되기도 했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통합관리하는 대한체육회의 할 일도 더 많아졌다. 최근 서울 올림픽공원내 대한체육회에서 이기흥 신임 회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당선 축하한다. 4년 전에도, 이번에도 선거가 차분히 치러지지는 않았다. 소감은.

▶(체육계에) 훌륭한 정치인이 오는건 좋지만, 정치가 개입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체육인들이 이제 그런걸 현명하게 가려냈다고 생각한다.

-선거과정에서 불거졌던 허위사실 공표 논란 등은 어떻게 대처하기로 했나.

▶법적으로 확실히 정리할 것이다. 이번에는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본다. 고위 정치인 아닌가.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본다.

-2016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처음 통합됐을 당시 회장에 당선됐지만, 당시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당시에나 지금이나 논리는 하나다. 절차는 민주적이어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었지 통합에 반대한 것이 아니다. 어떤 힘에 의해, 법 제정에 의해 몰아붙이는 것은 반대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민주적으로 했다면 통합은 연착륙했을 것이다. 절차와 방식을 반대한거다.

-통합 후 성과나 어려움은 어떤게 있었나.

▶물론 태생적으로 이질적인 부분이 있어 통합이 쉽지는 않다. 수십년 걸릴수도 있는 일이지만, 4년 동안 접점을 많이 찾았다고 본다. 지금 체육회에도 생활체육출신들을 많이 중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전면 활약중이다. 오히려 체육회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역차별당한다고 농담을 할 정도다.

-지난 4년간 본인이 이끌었던 대한체육회의 공과 과를 꼽아달라.

▶2023년 개원을 앞두고 있는 체육인재개발원(전남 장흥 소재)을 만든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들의 행정 및 직무소양을 기르는 스포츠 교육요람이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아쉬운 것으로는 스포츠토토 수익금 체육회에 50% 배정해야된다는 것을 관계 요로에 추진했는데 잘 되지 못했다. 체육회의 재정자립 강화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지난해는 체육회 창립 100주년이라는 의미있는 해였다. 하지만 성추행, 폭행, 파벌싸움 등 체육계의 오랜 악습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이런 비위를 근절할 수 있는 해법이 있을까?

▶100년 된 집(체육회 100년)이 있는데 청소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집을 버릴 순 없지않은가. 수리를 해서 써야된다. 근절을 위해서는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교육으로 사고를 바꾸고 문화를 바꾸는 것, 둘째는 예방과 감찰, 셋째는 처벌이지만 그게 사건의 본질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지도자들이 정규직화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안정된 일자리를 조성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국제 경쟁력에 힘써야할 종목별 연맹들이 잘못된 처사로 질타를 받은 경우가 적지 않다. 광주세계수영때 수영연맹 스폰서문제나, 컬링, 빙상 등은 사고단체로 분류되기도 했다.이또한 대한체육회의 관리가 필요하지 않은가.

▶조금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체육회가 만능이라고 알고 있는데, 각 팀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종목 연맹에서 먼저 징계나 조사를 할 수 있다. 시도팀 사건의 경우는 연맹과 해당 지자체가 조사권한을 갖고 있다. 체육회가 먼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17개 시도체육회와 228개 시군구에서 조사를 한 뒤 체육회에 재심을 청구해야 한다.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특수감사 같은 방법도 가능하지만, 그 전에는 대한체육회에서 사전 예방교육을 철저히 하는 정도 밖에 마땅한 수단이 없는게 현실이다.

-도쿄올림픽이 올해로 연기됐지만 여전히 개최여부가 불투명하다. 현재 파악한 현황은? 코로나 위험성때문에 개최가 되도 불참하겠다는 국가도 있는데.

▶이 부분은 지금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개최가 된다면 대한민국도 참가한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사실 이전처럼 남북관계가 우호적인 상황도 아니라 지지 목소리가 높지 않아 보인다. 또 경쟁 도시는 어디인가.

▶남북공동개최는 한반도의 평화구현 등 변화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2032년 유치전에는 호주, 중국, 인도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이고, 만에 하나 도쿄올림픽이 무산된다면 일본도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공약중에 마케팅자회사 설립이 있다. 설명을 좀 해달라.

▶현재 체육회의 기금의존도는 97.4%로 자체예산이 2.6%에 불과하다.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서 마케팅회사를 통해 휘장사업, 공공형 스포츠클럽 일자리도 만들어 수익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또 각 지역에 있는 체육회 관할 의과학시설을 동호인들이 유료로 이용해 운동처방을 받을 수 있는 방식도 고려중이다.

-또 ‘전문체육·생활체육·학교체육의 선순환구조 마련’이 있었다. 어떤 식으로 구체화 할수 있는지.

▶학교체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면서 ‘운동선수 공부해야한다’고 하는데 사실 ‘학생들도 운동해야한다’는 개념을 가져야한다. 지금 체육수업이 유명무실해지면서, 국민들의 체력이나 건강이 저하됐다는 판단이다. 범국민운동을 해야할 것 같다.

-향후 주요 일정은 무엇인가.

▶3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IOC 총회가 열리는데 참석할 예정이다. 총회에서 도쿄올림픽 개최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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