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개성공단 염원’ 유튜브영상에 ‘댓글출석 지시’ 인정…“고민 부족했다” 사과
2021-02-10 16:58


유튜브 채널 '오마이뉴스 TV'에 게재된 경기도 주최 ‘개성 잇는 토크콘서트 다시 희망으로’ 행사 영상 댓글창.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유튜브]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경기도가 주최한 개성공단 재개 염원 온라인 생중계 콘서트에 공무원들이 출석 댓글을 남겨 논란이 인 가운데, 경기도가 공무원들에게 ‘댓글 출석’을 지시했다고 인정했다.

10일 경기도는 전날 논란이 됐던 ‘공무원 유튜브 댓글 출석’ 사태와 관련해 해명자료와 함께 이재강 평화부지사 명의의 사과문을 냈다. 이 부지사 설명에 따르면, 경기도는 통일부와 협의해 개성공단 관련 토크콘서트 행사를 통일교육 지원법에 따른 공무원 통일교육 범위에 포함시켰고, 가급적 많은 공무원이 참여하도록 안내했다. 또 참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튜브 실시간 채팅창에 소속과 성명을 기입하도록 했다.


[경기도]

이 부지사는 “동시에 많은 인원이 참여하다 보니 다른 참여자의 불편을 초래했다”며 “참여한 공무원의 마음과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문제에 이르게 된 점도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전에 충분한 고민이 부족했던 점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 방안을 모색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것은 전날 저녁 7시에 경기 파주시 운정행복센터에서 진행된 ‘개성 잇는 토크콘서트, 다시 희망으로!’ 행사 과정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다. 행사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 5년을 맞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개성공단을 재개하자는 염원을 담아 경기도 주최로 진행됐고,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중계됐다.

여기에 수많은 경기도 공무원들이 출석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잘 봤다’는 정도의 후기 성격이 아닌, 소재지역 소속, 직급, 이름을 남기는 출석 방식이었다. 예컨대 ‘과천시 안전총괄과 행정6급 OOO’, ‘안산시 신성장전략과 시설6급 OOO’ 등이다. 이밖에도 남양주시, 동두천시, 오산시, 광명시, 김포시, 광주시 소속이라며 다수 댓글이 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하지만, 실시간으로 관등성명 출석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본 누리꾼들은 “중국 공산당인 줄 알았다”는 등 비판을 내놓고 있다.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큰 온라인 플랫폼에까지 공무원들을 동원한 것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당 행사는 개성공단 재개 염원을 주제로 하는 만큼,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 공무원 동원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기도 측은 “공무원을 강제로 동원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교육시간 인정을 위해 스스로 사전 참여신청을 한 공무원만 영상에 댓글을 남겼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 직원 시청 필수’, ‘부서별 최소 참여인원 배정’ 등 내용이 담긴, 경기도 공문을 캡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유되며 불신을 키우고 있다.

누리꾼들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의 의무를 저버리게 만든 반헌법적 행위다”, “공무원들에게는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도 없는가”, “어느 공무원으로부터 나온 지시인지 궁금하다”는 등 반응을 내놓고 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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