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은 이제부터…20년 투자해야 K바이오 결실” [BIG3 멘토링플랫폼 운영지원사업 좌담회]
2021-02-17 11:30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들의 경우 좋은 임상 후보물질 또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비임상 또는 임상시험 비용과 개발기간을 감당하기 쉽지 않고 이를 뒷받침할 각 분야의 내부 전문인력 부족이 심각합니다.”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BIG3(바이오·자동차·반도체) 멘토링플랫폼 운영지원사업 기업혁신멘토단 좌담회’에 참석한 국내 바이오분야 6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은 한국 바이오산업 도약을 위해 “적극적 투자가 먼저 단행되고 연구개발과 실증을 위한 인프라 부족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바이오헬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기업혁신 멘토단’을 구성, 바이오기업들의 과제 기획에서부터 성과관리까지 상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기업혁신멘토단’의 의견을 바탕으로 BIG3 기업의 성장 가능성, 잠재력, 바이오헬스분야 생태계 조성의 문제점 등을 파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배진건 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 이정옥 휴온스 오픈이노베이션 부서장,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송영훈 한국특허정보원 IP컨설팅 그룹장, 이현수 엡스타인 베이커 그린 로펌 변호사, 남준우 온코닉테라퓨틱스 이사 등이 참여했다.

▶연구개발 실증위한 인프라조성 시급=산학연 전문가들은 최근 바이오분야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맞물리면서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국내 바이오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배진건 부사장은 “당연히 바이오가 살길이고 미래 경쟁력이지만 세계가 놀랄 K-방역이라는 국수주의적인 생각으로 국내 바이오산업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바른 판단은 아닌 것 같다”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은 앞으로 20년 후 글로벌 경쟁력을 내다보며 현재 죽어라 달려야 하고 폭발적으로 커지게 투자도 계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옥 박사도 “바이오분야는 폭넓은 개념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우려된다”며 “국내 감염질환 치료제 연구가 기업 중심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코로나19가 지나고 또 다른 팬데믹에 대한 준비가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송영훈 그룹장은 “바이오분야 특허출원 현황을 살펴보면 과거와 달리 해외 출원도 증가하고 있고 특허로 본 경쟁력은 다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바이오분야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수익 창출까지 장기간 소요되지만 시장 미성숙, 연구개발과 실증을 위한 인프라 부족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멘토들은 강조했다.

황만순 대표는 “현 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시제품, 원료 생산과 관련된 부분”이라며 “투자를 받아도 독성시험, 임상 시험 등에 필요한 시료의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간의 막연한 목표보다는 월별·분기별로 대략 2년 정도의 세부 계획을 세우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고 이 부분에서 자문단이나 멘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진건 부사장은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대부분 스타트업이고 아직 임상 전 단계라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지는 않는데 해당 기업들이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수 변호사는 “글로벌측면에서만 본다면 아직 한국 기업들이 가장 큰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는 접근성이 어려워보인다. 그 이유는 사업개발, 미국현지 법인관리 및 펀딩, 시장정보 등 국내에 글로벌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최신 정보 반영 필수=바이오헬스 기업들이 경쟁기술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새로운 정보 획득에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남준우 이사는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들은 단기적으로는 타깃 선정 시 또는 개발 중인 후보물질의 수요를 파악해 타 제품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해당 제품의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는 글로벌 제약사 리스트의 업데이트 및 꾸준한 접촉을 통한 기술이전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제약사들을 비롯한 타 바이오헬스 기업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고유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수 변호사는 “그동안은 국내를 바라봤다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바이오는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여기에 맞는 정보력과 정부차원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오헬스 기업들의 혁신성장을 위한 생태계 조성, 특히 대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황만순 대표는 “과감하게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벤처를 인수합병 하는 그림이 자주 그려져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는 삼성같은 대기업이 먼저 나서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옥 박사도 “휴온스도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해오고 있다”면서 “혁신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들을 인수합병하는 외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멘토들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경쟁력 있는 과제들을 발굴해 다양한 방식으로 육성하고 전문인력, 자금, 임상시험, 해외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준우 이사는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 관, 학계가 조직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벤처캐피탈에서는 시드머니를 제공해 우수 스타트업들을 설립하고, 기존 대기업들은 개발비용, 인력, 노하우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임상후보 물질들을 발굴하는 한편 국내 임상개발 경험을 꾸준히 축적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사진=박해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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