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혁신의 마이크로LED가앞당긴 미래 디스플레이
2021-03-11 11:16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LCD TV나 OLED TV는 화면을 크게 하는 것에 많은 제약이 있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질수록 복잡한 공정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에 반해 마이크로 LED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개별 화소를 직접 패널에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됨에 크기의 제약이 없다. 아무리 큰 디스플레이라도 마치 타일을 붙이듯 붙여 나가면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화질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마이크로 LED의 장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영역에서 마이크로 LED가 차지하는 영역은 그다지 넓지 않다. 다시 말해 마이크로 LED 사이에는 많은 땅이 있다. 그 땅에 소비자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센서 등을 심는다면 디스플레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단순히 대화면 제공을 넘어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교감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펼쳐질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디스플레이회사들은 마이크로 LED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LCD TV나 OLED TV 등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에, 주력 상품을 대체하는 차세대 제품에 쉽사리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이 틈을 노린 것이 중국과 대만이다. 수십년간 디스플레이 종주국으로 누려온 대한민국의 왕좌를 이들 나라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제품을 추격하는 대신 새롭게 떠오르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로 게임체인저가 되기를 희망했다. 특히 중국의 투자와 열의는 두려울 정도다. 프랑스 특허 전문조사기관 ‘Know Made’에 따르면 2019년 출원된 마이크로 LED 관련 특허의 약 40%가 중국에서 출원,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대한민국은 20% 정도로, 중국에 반 정도에 불과하다. 실제 가장 많이 특허를 출원한 회사는 중국의 BOE로, 특허 출원 수가 2위인 LG의 배에 가깝다고 한다. 그동안 생산에 중점을 뒀던 중국은 이를 계기로 기술혁신에 중점을 두기를 원했고 그 중심에 마이크로 LED가 있다.

뒤늦게 마이크로 LED에 투자를 결정한 국내 디스플레이회사들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으로 몇몇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핵심 기술은 해외에서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소재, 부품, 장비의 높은 해외 의존도가 디스플레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기술 중 하나는 바로 마이크로 LED를 붙이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가장 앞선 장비를 이용해도 8K TV 한 대를 만드는 데 11년이 걸린다고 시장조사기관인 ‘욜디벨롭먼트’가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고 새로운 스타트업회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마이크로 LED 관련 특허도 이 분야에 가장 많이 집중되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는 물론 정부 출연연구기관도 새롭게 패키징 기술을 이용한 획기적인 제조기술로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마이크로 LED는 대형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스마트패드, 노트북 등 중형 디스플레이, AR/VR, 스마트워치 등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차량용 및 유연 디스플레이 등 응용 분야가 다양하다. 대한민국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LED에서도 기술적 우위를 점유해 디스플레이 종주국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산·학·연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강성원 ETRI 창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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