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 10분내 진단한다
2021-03-15 09:11


연구팀이 개발한 mPAD. 아래 키트는 실험 후 사진으로 항원 1종(GDH)과 독소 2종(Toxin A, B)이 검출됐음을 붉은 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를 10분내 신속 진단할 수 있는 종이기반 고감도 분석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최종순‧한도경‧권요셉 박사 연구팀이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C.디피실)’을 현장에서 바로 검출할 수 있는 신속검출키트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은 항생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장내세균으로 감염되면 발열, 설사, 복통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전격성위막대장염, 독성거대결장, 패혈증 등을 동반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C.디피실은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빠르고 정확한 조기진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검사법은 환자 분변에 대한 C.디피실 항원 검사, 독소검사, 유전자검사까지 3단계에 걸쳐 시행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항원 검사와 독소 검사의 민감도가 매우 낮아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이 어려웠다.

연구팀이 개발한 mPAD는 단 1회 분석만으로도 10분 안에 검출이 가능하며, 미량의 저농도 C.디피실 시료 역시 고감도 신호증폭을 통해 최대 1시간 안에 검출할 수 있다. C.디피실 감염 의심 환자의 분변 시료를 mPAD에 떨어뜨리면, C.디피실 바이오마커 항원 1종과 독소 2종의 검출 유무를 동시에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다.

연구팀은 왁스프린팅을 통해 종이에 친수성‧소수성 패턴을 만들고 5겹으로 쌓아 입체 유체통로가 있는 mPAD를 제작했다. mPAD의 홀에 환자의 분변 시료를 떨어뜨리고, 검출 신호증폭을 위해 시약 건조 처리된 다른 홀에는 물을 떨어뜨린다. 시료는 유체통로를 따라 먼저 흘러들어가고 그 후 시약이 흘러들어간다. 용액들은 mPAD 종이 표면의 금나노 입자에 반응하게 되는데, 금속이 침전되는 원리로 인해 측정감도가 증폭돼 뚜렷한 발색을 확인할 수 있다.

mPAD의 검출 민감도는 97%, 특이성은 88%, 정확도는 95%로, 종이로 만들어져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추가적인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mPAD를 활용한 실제 C.디피실 검출 실험 결과. (첫번째) 대조군, (두번째) GDH 항원, (세번째) 독소 A, B가 검출된 모습.[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이번 연구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 & 바이오일렉트로닉스’ 3월 15일자에 게재됐다.

권요셉 박사는 “이번 연구는 C.디피실 진단 원천기술 확보 및 국산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사례”라며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정확하고 저렴한 C.디피실 진단법을 제공해 고비용의 유전자 검사가 포함된 기존의 검사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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