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쓰레기, 쓰레기’ 절규(絶叫)하는 이유는?
2021-03-15 18:18


조광한 남양주시장

[헤럴드경제(남양주)=박준환 기자]“인류의 마지막 문제는 쓰레기 해결이다. 이 문제 해결 없이는 우리 인류가 살아남을 수 없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에게 이같은 비장한 절규(絶叫)는 뼛속까지 깊이 스며들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쓰레기가 폭증하고 있다. 더구나 수도권 매립지가 2025년에 종료됨에 따라 각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조 시장은 인간이 문명을 발전시키며 자연과 공존해왔으나 이제는 공존이 불가능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기후변화는 기후위기가 되었고, 지금은 기후비상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남양주시는 소중한 자연을 지키기 위해 ‘깨끗한 Ecopia 남양주’와 ‘쓰레기 20%감량’ 목표를 세우고 조 시장이 직접 쓰레기혁신단 단장을 맡는 등 앞장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조 시장은 교통혁신, 공간혁신을 추진해왔다. GTX-B노선, 9호선 연장, 땡큐버스 등 교통혁신과 정약용도서관, 이석영뉴미디어도서관, 이석영광장, 리멤버1910, 청학밸리리조트 등 공간혁신으로 남양주시를 혁신해 온데 이어, 이젠 환경혁신으로 남양주를 탈바꿈하고 있다.

조광한 시장이 깃발을 잡고 있는 남양주시의 다양한 환경혁신 정책들을 알아본다.


아이스팩 수거→나이스팩화(化)

▶아이스팩을 나이스팩으로!

아이스팩은 미세플라스틱 덩어리로 매립하면 썩는데 500년이 걸리고 하천으로 흘러가면 어패류를 통해 인간의 몸으로 되돌아와 심각한 면역체계 교란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지금도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분량, 약 5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 한다.

사용량도 폭증해 지난해 3억2000만개가 사용된 것으로 추산되고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남양주시는 이러한 아이스팩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더 늦기 전에’ 라는 슬로건으로 지난해 9월부터 아이스팩 수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이스팩을 모아오면 종량제봉투로 교환해주는 사업이다. 환경을 오염시키고 재활용도 안 되는 처치곤란이던 아이스팩으로 종량제봉투를 받으니 아이스팩이 나이스팩이 됐다.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약 6개월 간 633톤 넘게 수거됐다.

남양주시는 수거된 아이스팩을 세척 소독해 최대한 재사용하고, 오염과 파손으로 재사용할 수 없는 것들은 내용물인 미세플라스틱을 분리해 건조시켜 부피를 90%이상 축소시켜 폐기한다. 환경오염을 최대한 줄일 수 있으니 또 나이스다.

조 시장은 환경부에 아이스팩의 재사용을 늘리기 위한 규격화 등을 정책 제안했고, 대도시 협의회에서도 제안해 만장일치로 채택되기도 했다.

▶북극곰을 살리자! 북극곰마을 시범 운영

조광한 시장은 인류가 해결해야 할 마지막 문제는 쓰레기 문제라고 강조한다. 남양주도 쓰레기 불법투기, 재활용품 미분리 등 문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특히 아파트 등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이나 자연부락의 쓰레기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남양주시는 다세대와 빌라가 밀집해 있는 화도읍 묵현리를 쓰레기 줄이기 시범마을로 지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환경을 살리고 북극곰을 살리자는 의미로 북극곰마을로 이름 지었다.

우선, 종량제 봉투를 지정된 그린존에 버리고 친환경 전기차가 수시로 수거해 골목길에 쓰레기가 쌓이지 않도록 했다. 에코피아 센터를 설치해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양에 따라 지역화폐로 지급해 재활용품을 종량제 봉투에 섞어서 버리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고 재활용률을 높인다.

조 시장은 올해 시무식을 쓰레기 혁신단 발대식으로 대신하며 단장을 직접 맡았고, 북극곰마을의 성과와 보완점을 검토해 市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연부락 쓰레기는 3색 쓰리존에 분리 배출

자연부락 단위의 골목길에는 관리 인력이 없고 여러 종류의 쓰레기가 뒤엉켜 지저분하기 일쑤다. 쓰레기가 뒤섞여 재활용품 분리배출이 저조하고 쓰레기 수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남양주시는 이러한 자연부락의 쓰레기 투기장소 바닥을 3가지 색으로 칠하고 종류별로 분리해 버릴 수 있는 3색 쓰리존을 설치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주황색 존에는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하늘색 존에는 종량제 봉투를, 연두색 존에는 재활용품을 버리도록 한 것이다.

공장과 창고가 많은 지역에는 노란색으로 별도의 플러스 알파 존도 설치해 가내공업용 마대와 대형 페기물 마대자루를 버리게 했다.

간단하지만 신선한 아이디어를 통해 버리는 사람도, 관리하는 공무원도, 수거하는 수거업체도 모두가 편리해져 그야말로 일석삼조다. 3색 쓰리존 설치 이후 무단 투기도 많이 줄어 자연부락 골목길에서 쓰레기로 인한 지저분한 환경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양주시 사회단체들, 생활쓰레기 감축 위한 환경연합체 결성

▶줍고 뛰고! 시민참여 플로깅 활성화

플로깅이란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 이삭을 줍다)’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천천히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뜻한다. 우리말로 ‘줍고 뛰고’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쓰레기를 줍는 동작이 스쿼트나 런지 자세와 비슷해 일반 조깅에 비해 칼로리 소모가 크며, 더불어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자발적인 친환경 운동이다.

최근 남양주시가 플로깅 활성화를 위해 시민 플로깅단을 모집하고 인센티브를 주며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시민들은 동네마실 플로깅과 하천변 플로깅 두 가지로 참여할 수 있다.

동네마실 플로깅단은 남양주시 100가정을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매달 1회 이상 자유롭게 걷거나 달리면서 쓰레기 줍기 활동 후 SNS에 인증을 하면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하고 우수참여자를 시상한다.

하천변 플로깅은 지역별로 매달 넷째주 수요일 50명을 모집해서 하천을 따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다. 30명은 지역 카페, 걷기 모임 등과 연계해 미리 모집하고, 20명은 플로깅하는 당일 하천변에서 현장에서 모집한다. 쓰레기 수거량에 따라 시상도 하고 기념품도 증정한다.

플로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따라서 쓰레기를 줍는 사람도 많아질 것으로 보여 더욱 깨끗하고 건강한 남양주가 되리라고 기대한다.

▶에코폴리스가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이고 많은 시민이 동참하고 있지만, 아직도 무단투기를 하거나 재활용품을 제대로 분리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남양주시는 쓰레기 줄이기와 깨끗한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무단투기하거나 종량제 봉투에 재활용품과 음식물 쓰레기를 섞어버리며 양심까지 버리는 사람들을 단속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법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름하여 에코폴리스를 읍면동별로 1,2개소 총 20개를 설치하고 공공근로 인력을 배치해 쓰레기 정돈, 파봉 및 과태료 신고, 주민 계도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아 야간에 무단투기가 잦은 지역을 중심으로 관리의 실효성이 높은 지역에 배치한다.

▶환경혁신에 시민 의식개혁과 동참 호소

다양한 환경혁신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조광한 시장은 교통혁신과 공간혁신은 市의 주도로 해드리는 것이지만 환경혁신은 시민들의 협조와 참여 없이 공직자들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시민들의 의식개혁과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환경혁신으로 깨끗한 Ecopia 남양주로 변모해가는 모습을 지켜볼 일이다.

p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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