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이 눅눅해져 왔어요”…배달 평가 ‘하나 마나?’
2021-03-16 20:32



배달의민족 앱 내 배달평가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A씨(33)는 저녁 시간에 치킨을 배달 시켰다가 결국 배달을 취소했다. A씨는 “배달 기사가 픽업을 하고 1시간이 지났는데도 음식이 오지 않았다”며 “먼 거리도 아닌데 여러 개 배달을 하고 오는 건지 화가 나서 그냥 취소해 버렸다”고 불만을 표했다.

다른 고객 K씨는 “도대체 얼마나 늦었으면 치킨이 눅눅해져 왔다”며 늦장 배달에 불만을 표했다.

배달 앱들이 배달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배달 평가’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배달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고객들이 많다.

주문이 조금이라도 몰리는 시간 대에는 배달이 지연되기 일쑤인데다, 음식을 쏟거나 배달 요청 사항을 무시하는 ‘대충 대충’ 배달도 있다. 배달 평가도 ‘있으나 마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일각에선 배달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음식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져, 애꿎은 점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배달 지연, 음식물 훼손, 불친절 등 배달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음식점의 ‘별점’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낮은 리뷰 점수를 떠안아야 하는 점주들은 평판 하락, 매출 감소 등의 피해를 입을수도 있다. 한 음식점주는 “대행기사님이 실수로 음식을 쏟아 리뷰 별 1개를 받았다”며 “싹싹 빌어서 리뷰를 지웠지만 맥이 빠진다”고 말했다.


[출처=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출처=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배달플랫폼들은 앞다퉈 배달 평가 시스템을 도입했다. 쿠팡이츠는 주문 완료 후 음식과 배달을 각각 평가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배달을 좋아요 와 싫어요 로 평가한 뒤, 부정 평가의 이유를 고르는 방식이다. ▷늦게 도착 ▷흘림·훼손 ▷음식 온도 ▷요청 사항 ▷불친절 등 8가지 항목으로 세분화 되어있다. 기타 의견란을 통해 서술형 답변도 가능하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로 인해 음식물이 훼손될 경우 배달 라이더가 본인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면 ‘귀책 없음’으로 처리되는데다, 배달이 완료되고 난 뒤 사후 평가만으로는 누구 책임인지 가리기도 어렵다.

더욱이 배달 서비스 평가 시스템은 배달라이더들에게 책임을 묻는 용도로도 활용되지 않는다. 배달의민족 평가 시스템은 ‘좋아요’는 누를 수 있지만, ‘싫어요’나 서술형 평가란은 없다. 쿠팡이츠 측도 배달 서비스 평가 시스템과 관련해 “주문자의 평가는 배달 기사에게 이익, 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평점으로 인한 계약 해지도 없다”고 전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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