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찾아 봐라?” 분노 일으킨 조롱글 블라인드 ‘숨바꼭질’
2021-03-16 20:57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다니련다.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 ( LH 직원 추정 글)

“제발 밖에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말고 능력되고 기회 되면 우리 사우님 되라”(KBS 직원 추정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때문에 시끌벅적이다. 공분을 사는 조롱섞인 글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관련 업체들도 큰 곤혹을 치루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에 대한 비판이 일자 심지어 “꼬우면 이직하라”는 조롱성 글까지 올라와 국민적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앞서 수신료 인상 논란에 “능력되고 기회 되면 우리 사우님 되라”는 조롱성 글이 올라와 KBS측이 공식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LH직원 추정글은 색출 논란에도 휩싸였다.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고, 실제 경남경찰청은 글을 올린 사람 수사에 들어갔다.


LH 직원 추정 글 [블라인드 캡처]

최근 벌어진 카카오 ‘인사 평가 논란’ 역시 시작은 블라인드였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유서’ 형식의 글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됐다.

각종 이슈 메이커로 등극한 블라인드를 두고 관련업체들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블라인드 때문에 초긴장”이라고 전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2013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직장들의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의 장이라는 긍정적측면도 있지만 익명성에 기댄 무책임한 발언이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직장인만 약 320만 명이 가입돼 있다.

블라인드에 가입하고 글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소속 회사의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익명 커뮤니티이지만 ‘인증 메일’을 기반으로 작성자를 찾을 수 있지 않느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블라인드는 회사 인증에 쓰이는 이메일을 곧바로 암호화한다. 암호화가 이루어지고 나면 계정과 이메일의 연관성 자체가 사라지는 구조다. 블라인드는 회원들의 데이터를 비공개 처리하는 ‘특허’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보안에 철저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수사기관도 수사 요청을 거의 하지 않는다. 최근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직장인이 올린 유서 형식 글이 논란이 됐을 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블라인드 운영사 팀블라인드 관계자는 “시스템의 한계로 개별 사안에 대해 협조하기 힘든 점이 있다”고 말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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