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비상인데 왜 하늘이 푸르지? …이유 알고보니
2021-03-18 08:58


황사 영향 등으로 서울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17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 하늘은 파랗고 그 밑은 황사가 뿌옇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중국발(發) 황사가 한반도를 며칠째 뒤덮고 있는 가운데, 푸르른 하늘과 좋은 가시거리 때문에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하지만 수치를 살펴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은 분명한데 하늘이 파란 것은 황사에 포함된 초미세먼지의 비중이 낮았기 때문이다.

18일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전국을 덮친 황사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8∼15일에는 초미세먼지가 전국에서 기승을 부리면서 하늘이 온통 뿌옜다. 국내외 발생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축적돼 장기간 한반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16일 덮친 황사와 함께 굵은 입자의 모래바람이 국내에 유입됐으나 이는 국내에 정체됐던 초미세먼지를 밀어내는 효과도 가져왔다.

환경부 등의 통계에 따르면 황사가 발생한 16일 서울의 전체 미세먼지 중 초미세먼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7%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17일에도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8㎍(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으로, ‘보통’ 수준이었으나 미세먼지 농도는 70㎍/㎥에 달했다.

서울에서 황사가 발생한 날 미세먼지 중 초미세먼지 비중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은 평균 28%, 2020년은 평균 34%, 올해는 평균 33% 정도다.

반면 2020년 평균값으로 보면 서울의 미세먼지는 35㎍/㎥, 초미세먼지는 25㎍/㎥로 초미세먼지 비율이 평균 71%에 달했다. 이번 황사 발생일의 미세먼지 대비 초미세먼지 비중이 평소보다 낮은 것이다.

황사가 닥친 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이유는 애초 황사에 초미세먼지가 적게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아주 작은 크기(10㎍ 이하)의 입자상 오염 물질이고,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 중 더 작은 크기(2.5㎍ 이하)의 입자를 뜻한다.

주로 인간 활동의 결과로 발생하고, 황산염·질산염·중금속 등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됐다.

황사는 크기가 5∼8㎍로, 광범위한 의미에서는 미세먼지에 속하며 중국 북부나 몽골 사막 지역, 황토 고원 등에서 주로 발생하고 성분 또한 규조·칼슘 등 토양 성분으로 돼 있다.

이러한 황사와 초미세먼지의 입자상 크기 차이 때문에 황사 때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이유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것은 초미세먼지에 의한 빛 산란의 영향이 크다.

빛의 파장과 입자의 크기가 비슷할수록 산란이 잘 일어나는데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파장은 대략 0.4∼0.7㎛로, 초미세먼지(PM2.5 이하)와 크기가 유사하다.

이번 황사 때도 미세먼지 농도는 상승했으나, 초미세먼지 농도는 오히려 낮아져 시정거리가 길어진 것이다.

황사 때 부는 강한 바람이 국내 대기에 정체된 초미세먼지를 밀어낸 효과다.

다만 황사가 불어온 날이라도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이 섞여 있거나, 황사가 밀어내지 못할 정도로 국내 대기 정체가 극심하면 초미세먼지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초미세먼지는 황사보다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 이는 우리 폐가 초미세먼지를 다 걸러내지 못해 인체에 더 많이 흡수되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황사 때 가시거리가 좋다고 해서 대기질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가정에서는 황사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노약자 등 취약계층은 실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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