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야권에서 ‘윤석열 조기 등판론’이 솔솔 거론되고 있다.
야권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자들의 단일화 협상은 2차전으로 넘어갔다. 빠른 교통 정리 구상은 백지가 됐고, 어수선한 분위기만 더해지고 있다. 컨벤션 효과(정치 행사 후 지지 상승)를 극대화하기도 힘들어졌다. 야권 일각에선 이에 일부 여론조사에서 곧장 야권 대권주자 1위로 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구원 투수’가 돼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야권의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의견도 많다.
야권 관계자는 19일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침체된 야권을 돕기 위해 (정치권에)들어오면 최상의 주목도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오면 단일화 협상 중 분열된 야권을 결집시킬 새로운 구심점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야권은 그 자체로 그에게 큰 빚을 지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결단해 정치 데뷔 무대로 삼을 만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에게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이번 보선은 큰 경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야권 일각에선 오세훈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 협상으로 맞붙는 중 윤 전 총장이 들어오면 양측 간 논의가 촉진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의 등판 자체가 ‘압박’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헤어지고 있다. 양당 사무총장은 “단일화 실무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등록 전 단일화하려던 시도가 사실상 불발됐음을 밝혔다. [연합]
윤 전 총장 측은 최근 “현재로는 (윤 전 총장이)3~4월 중 특별한 활동을 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보선 기간 중 윤 전 총장의 관망을 예고한 말이지만, ‘현재’와 ‘계획’이란 표현을 놓고 아예 칩거에 못을 박은 것은 아닐 수 있다는 해석도 함께 낳았다.
그럼에도 아직은 윤 전 총장이 공개 행보에 신중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이번 보선은 그가 팔을 걷고 무리를 하지 않아도 될 판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 전 총장의 야권 내 영향력은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야권이 패하면 윤 전 총장 같은 인물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은 현재 정치를 하겠다는 뜻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우선은 저술에 전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