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조명으로 ‘배터리’ 급속 충전한다
2021-03-25 12:01


왼쪽 상단 시계방향으로 송현곤 교수, 권태혁 교수, 이명희 연구원, 김병만 연구원.[UN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버려지는 실내 조명으로 배터리를 충전해 쓰는 에너지 재활용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조명 불빛의 충전 효율을 크게 끌어올린 전극 소재가 새롭게 개발됐기 때문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송현곤·권태혁 교수 연구팀은 실내조명을 이용한 에너지 효율을 13.2%까지 끌어올린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이제껏 개발된 광 충전 시스템 중 최고 기록인 11.5%를 훌쩍 뛰어넘는다.

연구진은 전극소재인 리튬망간산화물(LiMn2O4)에 리튬 이온을 더 빠르게 집어넣는 방법으로 충전효율을 높였다. 리튬망간산화물에 전기화학적 자극을 줘 입자들을 한 방향으로 정렬시키고 그 크기를 키움으로써, 리튬 이온이 전극에 더 많이, 더 빨리 저장될 수 있도록 했다. 투과전자현미경 사진으로 입자의 방향 정렬성과 크기개선이 확인됐다. 특히 입자 하나의 크기가 기존 26nm(나노미터, 10-9)에서 34nm로 커졌다.

개발된 광 충전 이차전지 시스템은 염료감응 태양전지(발전기)와 발전으로 얻은 전력을 저장하는 배터리가 합쳐진 시스템이다. 리튬 이온이 배터리 전극에 단위 시간당 더 많이 저장될수록 충전 효율이 높다. 연구진은 이 같은 시스템을 선행연구를 통해 개발하고, 11.5%의 높은 에너지 변환·저장 효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명희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박사는 “리튬망간산화물은 일반적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일어나는 반응 외에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또 다른 반응 경로가 있는데, 이를 이용해 결정 구조를 정렬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염료감응형 광충전 이차전지 모식도.[UNIST 제공]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이용한 실내조명 발전은 실리콘 태양전지 등과 달리 어두운 밝기(저조도) 빛으로 전기 생산이 가능하지만, 빛이 없는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는 배터리 시스템이 함께 필요하다.

송현곤 교수는 “간단한 전기화학적 자극만으로도 저장전극 물질의 동역학 성질을 개선해 배터리의 충전 효율을 증가시킨 것이 주효했다”며 “이 물질은 리튬이온배터리의 고속 충전 등에서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과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분야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출판될 예정이다.

nbgkoo@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