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오세훈, 5~7%p로 이길 것…안철수, 입당했으면 후보 됐을텐데”
2021-03-26 09:17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당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5~7%포인트 차로 무난히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당 일각에서 '비대위 연장론'이 거론되는 데 대해 "나는 오는 4월 8일부터 여기서 사라질 것"이라며 거듭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거론되는) 20%포인트 차이는 유지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가 5~7%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인터뷰는 김 위원장의 일정 등으로 전날 이뤄졌다.

사회자가 지난 2010년 오 후보가 한명숙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10%포인트 넘는 격차로 앞섰지만 실제 개표에선 0.6%포인트로 신승한 일을 거론하자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정권은 내리막길을 가던 상황"이라며 그때와 구도가 다르다고 했다. 이어 "(오 후보와 단일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율이 22% 정도인데, 오 후보로 3분의 2가 가고 박 후보로 3분의 1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후보가 전날 한 라디오에서 "하루에 (지지율을) ‘따박따박’ 2%씩 올리는 게 목표"라고 한 것을 놓고는 "여론은 ‘따박따박’ 2%씩 오르지 않는다"며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 그런데 지난 4년 문재인 정부에서 내놓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느냐"고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최근 "(민주당이) 거의 이긴 것 같다"고 한 말에 대해선 "박 후보를 위로하기 위해 하는 말"이라며 "선거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면 내심 '이 선거는 졌구나'라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4·7 재보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맞잡아 들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김 위원장은 오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안 대표를 향해 "우리 당에 들어와 (경선을) 했으면 안 대표가 후보로 됐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서울시장 보선에 출사표를 낸 상태였던 안 대표를 만나 "국민의힘에서 경선을 치르라"고 제안했지만 안 대표가 거절했다. 당시의 판단 실수가 이번 패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우리 당의 전반적 분위기는 총선 대패로 인해 자신이 없던 상태였다. 안 대표가 오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깔려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제1야당의 조직력과 안 대표의 개인적인 부분들이 경쟁을 했으니 안 대표가 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에도 안 대표를 향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그 사람이 지도자의 훌륭한 자질을 갖췄다는 확신을 가졌다면 나도 안 대표로 단일화를 하는 데 찬성을 했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확신이 없는 일은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사회자가 안 대표를 보고 리더의 자질을 발견하지 못했느냐고 묻자 "솔직히 그런 생각을 한다"고 했다. 안 대표의 대선 도전설에 대해선 "꿈은 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안 대표의 '별의 순간'은 2011년도로, 지지율이 40% 가까이 됐을 때였다. 그때 그 순간을 놓쳤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야권 단일화 결과가 발표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연합]

김 위원장은 4월 7일 재보선이 종료되는 다음날 사실상 '자연인'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나는 4월 8일이 되면 여기서 사라진다. 그다음 일어나는 일에 대해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사회자가 당내 대선까지 도와달라고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고 묻자 "나는 그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밖에서 구경하는 일이 재밌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유력 대권주자로 뜬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대단히 정무 감각이 많은 사람"이라며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단순히 검사 일만 한 검사는 아니다"고 호평했다.

그는 "오는 5월 중순께 어떤 형태로든 본인의 의사 표시가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면 윤 전 총장도 (합류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별의 순간'을 포착한 만큼 이제는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속된 말로 파리가 많이 모일 텐데 이를 어떻게 치우고, 앞으로 어떻게 능숙히 잘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윤 전 총장을 도울 생각이 있느냐고 하자 "나와 관계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하는 그런 이야기는 할 수 없다"며 "'한번 보자'고 하면 만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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