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경찰서에서 3세 여아 사망사건의 친모인 석모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친모의 신생아 바꿔치기 시점과 장소를 특정했지만, 당시 정황을 포함해 여러 의문점이 여저히 풀리지 않고 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28일 김모(22)씨가 출산한 후 신생아 머리맡에 있던 끊어진 발찌 사진을 토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끊어진 발찌를,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 2명을 바꿔치기한 주요 단서로 보고 있다.
산부인과 의원 기록상 아기의 혈액형이 A형이고, 김씨는 BB형, 김씨 전남편 홍씨는 AB형이어서 아기는 당시 김씨 부부의 자녀가 아니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산부인과 의원에서 혈액형 검사(출산 이틀 후) 전에 바꿔치기 했다는 경찰의 판단에 다양한 의문점들이 제기된다.
먼저 산부인과의 혈액형 검사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와 암 환자 등은 적혈구의 항원력이 약해 혈액형 검사에서 오류가 가끔 나온다는 것이다.
한 소아과 의사는 “신생아 혈액형 검사에서는 가끔 오류가 나와 생후 최소 6개월 뒤 다시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출산 후에 한 달 이내의 신생아일 경우 산모가 자신의 아기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한 달 이상 지나면 부기가 빠져 통상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했다.
혈액형 분석이 늦은 이유를 두고 수사 관계자는 “수사와 관련된 자료는 초기에 확보했지만, 전문기관의 분석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문점은 산부인과 간호사들의 ‘감시의 눈’이다. 산부인과 간호사들은 탯줄을 잘라 낸 신생아의 배꼽으로 세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한다.
배꼽에 붙은 탯줄은 통상 3~5일 후에 자연스럽게 사라지는데, 간호사들은 배꼽 상태만 봐도 신생아 바꿔치기를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틀 이내 차이로 출산한 경우라면 간호사들이 놓칠 수 있지만, 그 이상 차이가 나면 배꼽의 탯줄 상태로 “신생아가 바뀌었나”라며 의문을 품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산모 김씨의 어머니 석모(48)씨가 갓 태어난 자신의 딸을 바꿔치기했다면 제대로 걸어 다닐 수 있었겠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김씨의 한 가족은 “출산 다음 날부터 (석씨가) 산부인과에 들렀고 거동이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며 “출산 직후의 모습이라고 볼 수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석씨가 2018년 1월 말~2월 초 직장에서 휴가를 낸 점에서 이때 출산했었을 수 있다고 보지만, 김씨가 같은 해 3월 30일 출산한 시점과 차이가 너무 나 바꿔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석씨의 남편 김씨는 “2∼3개월 차이 나는 신생아를 병원에서 바꿔치기했다는 경찰의 설명을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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