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발주 설계용역 수의계약, 최근 6년간 55% ‘전관 영입업체’ 수주
2021-03-29 12:01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6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설계용역 수의계약 중 절반 이상이 퇴직한 LH 직원을 영입한 업체에서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LH 전관의 재취업 현황을 공개하고, 주택청 신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설계용역 총 536건(9484억원)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LH 전관 영입 업체 47곳이 297건의 사업을 수주했다. 전체 사업 수의 55.4%가 LH 전관 영입 업체에게 돌아간 것이다. 사업 규모로만 보면 6582억원에 이르는데, 이는 전체 사업비의 69.4% 수준이다.

설계용역 수의계약 규모는 2015년 633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54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9∼2020년 당시에 LH 전관 영입 업체 수주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9년에 전체 계약 금액 2895억원 중 2109원(72.9%) 가량이 이들에게 맡겨졌다.

6년간 수의 계약 상위 10개 업체 역시 모두 LH 전관 영입 업체였다. 상위 10개 업체의 수의계약 건수는 121건으로 전체 536건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계약금액 역시 3596억원으로, 전체 9484억원의 38%를 차지한다.

LH가 발주한 건설사업 관리의 경우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에서도 LH 전관 영업 기업의 수주 건수는 두드러진다. LH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경쟁입찰로 발주한 건설사업관리용역(감리)총 290개 중 약 40%인 115개를 LH 전관 영입 업체가 따냈다. 사업 규모로 보면 전체의 48%인 3853억원 수준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LH는 해체돼야 하고,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청을 신설해야 한다”며 “LH 임직원에 대한 재취업 대상을 확대하고, 중간관리직 이상의 LH 전관 재취업 현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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