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위협받는 ’K-뷰티’ 산업…혁신원천 제도보완 필요
2021-03-31 15:27


코스맥스 광저우 공장의 색조화장품 생산라인을 한 직원이 점검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가격경쟁력 및 품질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화장품 산업(K-뷰티)가 포스트코로나 시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급성장 하고 있는 K-뷰티 산업의 혁신원천을 규명하고, 지속가능성을 진단한 ‘STEPI 인사이트’ 제269호를 발간했다.

혁신원천이란 직접적으로 혁신활동에 투입되지 않더라도 행위자 인식의 지평을 넓히거나 향후 활용가능성을 가진 보다 느슨하고 광범위한 아이디어, 정보, 지식, 네트워크 등을 의미함. 혁신자원은 혁신활동에 직접적으로 투입이 가능한 자원을 의미한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산업은 2019년 수출액 65억 2,479만 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26.0%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의 높은 의존도가 K-뷰티 산업 성장의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허 출원 및 발명자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국내 화장품 산업은 ▷빠른 속도의 기술 개발과 IT 및 바이오 분야와 같은 과학기술 기반의 산업적 특성 ▷대기업 중심 발전 ▷외부 연계보다는 내부 혁신에 치중된 특징을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1990년대 중반부터 특허 출원량이 약 2배 규모로 증가했으며, 2010년 이후부터는 디스플레이·반도체·화학 등의 제조업 주요 분야 중에서도 특허 출원 증가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대규모 브랜드기업을 중심으로 대다수의 특허가 출원되고 있으나 브랜드기업은 다른 주체(OEM/ODM 기업, 중소기업, 대학, 연구기관)와 연계가 매우 낮은 모습을 보여 제품혁신이 내부혁신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K-뷰티의 혁신원천으로 유형과 무형의 기술인 ▷브랜드 컨셉 구축 ▷한방 원료 ▷제형 기술 ▷소비자 니즈 기반 단기간 제품화 능력을 제시하고 있다.

네 가지 혁신원천을 혁신자원으로 전환시킨 기제는 OEM/ODM 기업의 기술력과 생산력으로, 이를 통해 유무형의 기술이 단시간에 시장에 출시될 수 있는 최적화된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의 혁신원천과 전환기제만으로는 K-뷰티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글로벌 시장에서 생소한 한방원료 이후의 다른 대표 원료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나, 아직까지 소재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으며 ‘나고야 의정서’ 등 글로벌 규제환경의 변화로 제2의 대표 원료 발굴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화장품 산업의 강점인 소비자 니즈 기반 단기간 제품 출시 능력은 낮은 기술장벽으로 쉽게 유사제품 출시가 가능하다는 점과 해외시장, 특히 유럽의 높은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이 장기적인 위협 요인으로 제시됐다.

마지막으로 국내 OEM/ODM 기업이 2004년부터 중국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설립하면서 오히려 중국의 혁신역량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한 점을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K-뷰티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원천 생산기제의 다원화 ▷혁신원천의 전환과 연계를 촉진하는 혁신네트워크 형성과 확대 ▷강건한 혁신시스템을 위한 제도 내실화와 인력양성 방안 등을 정책제언으로 제안했다.

보고서 저자인 정일영 STEPI 신산업전략연구단장은 “K-뷰티의 혁신원천과 전환기제의 지속가능성을 혁신 관점에서 분석해보면 강점보다는 약점과 위협요인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K-뷰티의 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보다 효과적인 정책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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