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100m 대나무 바위, 고흥 금강죽봉, 명승 된다
2021-04-03 08:13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주상절리 중 현무암·조면암 계열이 대부분인 가운데, 다른 암석계와 화산재가 섞여 굳어진 뒤 수직하중으로 매끈하게 무너져 내려 긴 ‘육각 돌기둥 번들’을 만들어낸, 국내 보기 드문 응회암계 주상절리 지형이 국가 명승 지정을 눈앞에 두게 됐다.

3일 문화재청과 전남 고흥군에 따르면, 고흥 도화면 지죽도(支竹島)에 있는 응회암 주상절리 ‘금강죽봉’이 수려한 경관과 지질학적 가치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


고흥 도화면 지죽도의 ‘금강죽봉’ 주상절리

고흥 지죽도는 동쪽으로는 나로도·쑥섬(애도), 서쪽으로는 거금도를 두고, 그 사이인 도화면 남단에 있다.

금강죽봉(金剛竹峰)은 지죽마을 태산에 있는 주상절리로, 예부터 금강산 못지 않게 절경인 바위가 대나무처럼 곧게 솟아 있어 ‘대 죽(竹)’자를 붙여 이름지어졌다.

금강죽봉은 수직절벽의 높이가 약 100m이다. 암석의 종류는 여느 주상절리와는 달리 응회암이다. 현무암은 화산활동 직후 굳어진 것이고, 조면암 역시 화산분출암으로 현무암질 화산암인데, 응회암은 분출된 용암이 오랜기간, 유리질, 다른 암석의 파편, 부석(浮石), 화산재 등과 섞여 퇴적돼 하중으로 인한 압축으로 형성되는 암석이다.

이런 암석이 주상절리의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은데, 단순한 화살활동이 아닌 다양한 지질현상이 중첩되면서 고흥 금강죽봉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금강죽봉은 신비한 지질현상, 국민들 속을 시원하게 만드는 다도해, 바구리섬·대끝섬 등 지죽도 형성과 관련있을 것 같은 섬의 낭만, 기암괴석들, 억새군락지, 바위 틈에서 자라는 소나무(곰솔) 등 수려한 경관과 식생의 특별함을 갖고 있다. 역사문화 유적으로는 유주산 봉수대, 수군이 주둔한 발포진 등이 가깝다.

문화재청은 오는 24일까지 예고 기간 동안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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