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심이 두렵다. 특단의 조치 있어야”…벌써부터 ‘책임론’
2021-04-07 21:47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4·7 재보궐 선거에서 패색이 짙어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벌써부터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 중진이 나서 “특단의 조치”를 언급하며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7일 오후 “임금은 배, 백성은 물 -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옛말을 거듭 절감한다”라며 “민심이 두렵다. 민심을 살펴보고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 중진인 이 의원이 직접 “특단의 조치”를 언급하고 나선 것은 민주당의 예상보다 4ᆞ7 재보궐 결과가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KEP(KBSᆞMBCᆞSBS) 공동 출구(예측)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7.7%의 득표율에 그쳐, 59.0%를 얻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역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64.0%를 득표해 33.0%를 받은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31.0%p 차이로 앞섰다.

이날 출구조사는 오후 7시까지의 반영한 결과로, 사전투표 결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출구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큰 차이로 패배한 것으로 나타나며 최종 투표 결과에서 역전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애초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크게 뒤쳐지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선거 막판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적은 차이로 패배하면 그나마 선방한 것”이라는 보수적 전망을 내놨는데, 막상 출구조사에서 2배에 가까운 차이로 패배한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민주당 내부는 충격에 빠진 모양새다.

실제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투표 마감 직후 SNS를 통해 “아쉬움이 많은 선거”라며 “할 말은 많으나 이만 줄이겠다.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선거 개표 상황을 지켜보는 상황실에 모인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한숨과 함께 “지도부 총사퇴가 불가피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민주당 내에서는 선거 결과에 따라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김태년 원내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퇴, 비대위 체제를 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 오는 9월부터 내년 대선을 위한 후보 경선 일정이 시작되는 만큼, 빠르게 당 분위기를 수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의 예상보다도 심각한 선거 결과가 확정될 경우, 민주당 내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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