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포장도로’에서는 큰 바퀴로 자동변신…‘타이어’ 나왔다!
2021-04-08 15:22


트랜스포머 타이어가 형태를 바꾸는 과정.[서울대 공대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트랜스포머처럼 자유자재로 모양이 바뀌는 타이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기계공학부 조규진 교수 연구팀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공동 연구팀이 1톤 급 차량에 적용 가능한 트랜스포머 바퀴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의 설계 기술과 한국타이어 연구팀의 재료제작 기술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이번 성과는 가변형 구조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로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4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개발된 트랜스포머 타이어는 포장도로에서는 작은 바퀴 형태로 변해 안정적이고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고 비포장 험로에서는 돌기가 있는 큰 지름의 바퀴 형태로 변신해 높은 기동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1톤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으며, 지름을 450mm에서 800mm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이 기술은 실내 서비스 로봇, 배달 로봇, 우주 탐사 로버 등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높은 기동성이 필요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방식인 직물이나 박막 형태의 재료에 단단한 판 조각을 붙여 종이접기 구조를 구현하는 방식은 경첩과 같은 기계요소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설계 방식에 비해 제작이 월등히 쉬워 그 잠재력이 높으나, 내하중의 한계로 인하여 적용 범위가 크게 제한돼 왔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을 통해 종이접기 구조가 고하중을 지지할 수 있도록 하는 설계/제조 방법을 제안했다. 종이접기 구조 중 접히지 않는 면 부분(Facet)에는 항공기 소재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60계열을 사용해 얇고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성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접히는 부분에는, 타이어의 골격부를 이루는 카카스에 사용되는 나일론 및 PET 소재를 풀어지거나 손상이 확대되지 않도록 특수 처리 후 제조한 직물을 이용해 큰 하중에도 전체 구조를 강인하게 연결했다.

제안한 종이접기 구조는 전통적인 기계 관절 방식에 비해 제작, 조립에서 큰 이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직물로 이루어진 유연한 관절로 외부 충격과 진동에 대해 높은 내성을 가진다. 또한 복잡한 기계 메커니즘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무게는 기존 승용차 바퀴 수준이다. 마찰이나 먼지 오염에 강하다는 것도 종이접기 방법의 장점 중 하나다. 부품 간 상대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천이 접히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부품 간 마찰이 존재하지 않으며, 바퀴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 부품 사이 먼지 등 오염물질이 끼어 구조가 망가지는 문제에 대해서도 자유롭다.

구본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연구개발혁신총괄은 “타이어는 항상 형태가 일정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시도였으며 개발된 기술은 타이어 분야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 전반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규진 교수는 “이 연구는 가변형 바퀴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증명한 것으로서, 향후 일반 모빌리티에 적용하기에는 추가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면서 “타이어의 성능이 아닌 혁신이 만들어지는 과정으로서 그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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