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젓가락 안 받는다는데 왜 줘요?” 배달 한번에 ‘쓰레기 폭탄’
2021-04-23 21:06


배달 주문 시 제공되는 일회용 수저·포크·나이프


[배달의민족 캡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저는 분명 ‘일회용 수저, 포크 안 주셔도 돼요’에 체크했는데, 배달 음식과 함께 꼭 일회용 수저가 오네요. 플라스틱 쓰레기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은데, 오늘도 쓰레기 폭탄 한가득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다는 A씨. 주문할 때마다 쏟아지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난감하다. 집에서 먹는 게 대부분이다 보니 일회용 숟가락과 젓가락은 필요 없다. 매번 ‘일회용 수저 필요 없음’ 버튼을 누르지만 무용지물이다. 두 번 중에 한 번은 꼭 일회용 수저가 온다. 이렇게 집 한구석에 쌓인 일회용 수저, 포크, 나이프만 한 무더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 주문이 크게 늘어나면서, 배달 쓰레기 또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배달 플랫폼도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섰다. 배달 주문 시 제공하는 플라스틱 수저, 포크 등 일회용품을 ‘요청’ 시에만 제공하도록 앱을 개편한다. 필요한 경우에만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배달의민족은 2019년 4월 주문 시 일회용품을 제외할 수 있는 버튼을 추가했다. 지난해 11월까지 1000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총 1억 2100만 건의 주문에서 해당 버튼을 사용했다. 요기요는 음식물 쓰레기 절감을 위해 선택 사항에 ‘반찬류 안 주셔도 돼요’ 버튼을 추가하기도 했다.

오는 6월부터는 일회용품 제공 기준이 전면적으로 바뀐다. 고객이 요청할 때에만 용기를 지급한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1~3위 업체 모두가 참여한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대표는 “배달 앱 3사가 공통된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이용자 혼선은 줄어들고 환경 보호 효과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격 도입 이전 배달앱 소비자를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회용품 미포함을, 배달앱의 정책이 아닌 음식점의 ‘불친절’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36)는 “일회용품이 함께 오지 않았다고 별점을 깎는 사례가 발생할 것 같아 걱정된다”며 “배달앱 소비자들이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해 음식점 주문을 최소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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