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 준수 자막이면 끝?”…‘노마스크’ 방송 확진 ‘몰매’
2021-04-30 18:09


'방역수칙을 준수해 촬영했습니다'라는 자막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이 프로그램은 방역 수칙을 준수해 촬영했습니다’…마스크도 안 끼면서 도대체 뭘 준수했다는거야?”

방송가의 연이은 코로나 확진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이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방역수칙을 지켰다’는 자막을 근거로 대다수 프로그램은 정상적으로 촬영을 강행해왔다. 결국 릴레이 확진이 이어졌다.

관련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확진 사례가 나온 후인 지난 27일에서야 첫 현장점검에 나섰다. 앞서 방역수칙과 가이드라인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발표한 지 3개월여 만이다. 담당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뒤늦은 대응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방송가에는 연예인들이 대거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개그맨 권혁수, 골프감독 박세리, 배우 신성록, 손준호, 변정수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배우 신성록(왼쪽부터), 전동석과 방송인 조향기 [연합·OSEN]


골프감독 박세리(왼쪽), 모델 겸 배우 변정수(오른쪽)

이 여파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연예인도 수두룩하다. 확진자들과 함께 방송을 촬영했던 연예인들은 모두 검사 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방송가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보며 시청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간 방송 프로그램들은 화면 하단에 “우리 프로그램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수칙을 준수해 촬영했습니다”라는 자막을 표시하며 정상적으로 촬영 스케줄을 이어왔다.

그러나 실내 토크쇼임에도 패널들 간 칸막이만을 설치한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진행하거나, 여러명이서 집단으로 모이는 예능에서도 마스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장 스태프들까지 고려하면 촬영에는 수십명의 인원이 한 장소에 모인다. 이에 시청자들은 “도대체 어떤 방역 수칙을 준수한거냐”며 의아해하기도 했다.

담당 부처인 방통위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확진 사례가 속출하자 방통위는 지난 26일부터 오는 5월 2일까지 특별 방역관리주간으로 정하고 방송 제작 현장 등을 방문해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7일 코로나19 방역 조치 준수현황 점검을 위해 경기 파주 소재 MBC 방송 제작 현장을 방문해 제작자, 스태프 등을 격려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 제작 단계별 방역 가이드라인’과 ‘방송 촬영 현장 수칙’을 공동 배포한 지 3개월 만이었다.

현실적 이유도 있다. 방통위 내 코로나19 방역 관련 대응부서 인력이 3명에 불과하다. 수많은 방송 촬영 현장을 일일이 방문하며 점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1월에 배포된 방역관리 강화 방안에는 현장책임자 또는 방역관리자가 촬영 현장의 감염 위험 최소화를 위해 조치해야 할 사항과 출연자, 스태프 등 종사가 개개인이 지켜야 할 행동수칙이 담겼다.

방송 제작 관계자들과 담당 부처가 보다 적극적으로 방역 수칙을 이행하고 점검했다면, 앞선 연예인 확진 사례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방통위는 특별 방역관리주간(4.26~5.2) 동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제작진, 출연진, 관객 등의 공간·동선 분리 등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송 제작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이 큰 만큼 방송사의 적극적인 방역 조치들이 방송화면을 통해 국민에게 충분히 전달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하고, 이번 점검을 시작으로 한국방송협회와 협력해 ‘방송 제작 단계별 방역 가이드라인’과 ‘방송 촬영 현장 방역수칙’이 철저히 준수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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