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보기 앱이 GPS 조작 프로그램?”…쿠팡이츠의 ‘황당’ 제재
2021-05-06 19:41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캐시워크 등 만보기 기능 있으면 ‘비인가 프로그램’?…황당합니다.”

쿠팡이츠가 스마트 만보기 등 GPS 기능을 포함한 일부 애플리케이션(앱)을 GPS 조작 위험이 있는 프로그램으로 분류해 논란이 일고 있다. 걸음수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캐시워크, 만보기 앱 등이 ‘비인가 프로그램’에 해당될 수 있다며 일부 이용자에게 1일 배달 정지 조치를 취했다.

이용자들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GPS 조작과 무관한데도 단순히 위치정보를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제재를 받은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본질적으로 쿠팡이츠의 검열 시스템이 허술하단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일 쿠팡이츠는 일부 배달파트너에게 ‘GPS 조작 경고 및 위탁 정지에 관한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GPS 조작 등에 악용될 위험이 있는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이 확인돼 6일 하루동안 배달 배정을 제한한다”는 내용이었다.


GPS 조작이 의심되는 비인가 프로그램 사용으로 1일 정지를 알리는 쿠팡이츠 문자 [네이버카페 '배달세상' 캡처]

1일 배달 정지 통보를 받은 배달파트너들은 항의했다. 자신들은 일절 GPS 조작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부당한 정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배달파트너들은 고객센터에 정확히 어떤 프로그램 때문에 제재를 받았는지 문의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다.

라이더들에 따르면, 고객센터는 “캐시워크 등 만보기 기능이 포함된 앱도 비인가 프로그램에 해당될 수 있다”며 “(1일 정지에 대해서는) 복구 및 이의 제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다른 배달 서비스의 배달용 앱 또한 비인가 프로그램에 해당될 수 있다는 답변도 있어 혼란이 일었다. 다수의 쿠팡이츠 배달파트너는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를 병행하고 있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배달하는 것보다 많은 배달 콜(호출)을 받을 수 있어 더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광고화면 갈무리]

배달파트너는 쿠팡이츠와 독립 계약자 관계이기 때문에 병행 자체가 계약 위반은 아니다. 다만 쿠팡이츠는 ‘한번에 한집 배달’을 표방하고 있어 타 배달 플랫폼의 배달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정지 사유가 될 수 있다.

배달파트너들은 쿠팡이츠의 검열 시스템이 허술하단 점을 비판하고 있다. 단순히 GPS 기능이 포함됐단 이유로 캐시워크 등 건강관리 앱을 비인가 프로그램으로 분류하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1일 정지라는 제재를 받은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쿠팡이츠는 일부 배달파트너가 ‘지지기’를 사용하거나 GPS 신호를 임의로 조작해 묶음 배달을 하는 등 불법 행위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었다. 이는 회사의 서비스 운영을 방해하는 경우에 해당돼, 배송 파트너 자격을 제한되거나 앱에 대한 접속 권한을 박탈 당하고 계약해지 등 조치를 받을 수 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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