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괭이갈매기 알 개수도 감소”
2021-05-10 11:32


지리산 고지대의 고사목들. [연합]

기후변화가 식물 개화 시기에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괭이갈매기 알 개수를 감소시키고 고지대의 상록침엽수들이 쇠퇴 및 고사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립공원공단이 최근 발간한 ‘국립공원 기후변화 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2020년)’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영향은 생태계 및 날씨 등 모든 영역에서 관찰됐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번 모니터링에서 육상 생태계가 철에 따라 주기적으로 나타내는 변화를 관찰하고 상록침엽수림 현황 등도 조사했다. 아울러 동·서·남해안 섬 지역에서는 최상위 포식자인 괭이갈매기를 중심으로 지역생태계 변화를 살폈다.

식물의 경우 2017년보다 복수초 개화일은 11일이, 생강나무 개화 시작일 및 만개일은 각각 16일, 11일 빨라졌다. 동물들의 생태에도 변화가 있었다. 산개구리류의 산란일을 관찰한 결과 지리산, 소백산, 설악산에서의 첫 산란 시기가 빨라지고 산란 기간 또한 길어진다는 점이 발견됐다. 박새류의 첫 산란일 시기는 최근 10년간 빨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적설 시기는 지리산 촛대봉이 11월 28일로 가장 늦게 관측됐으며, 설악산 대청봉과 태백산은 11월 20일, 소백산은 11월 21일에 첫 적설이 시작됐다. 태백산을 제외하고 모든 대상지에서 첫눈이 2019년보다 늦어졌다.

기후변화는 설악산 고지대의 상록침엽수들이 쇠퇴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보고서는 6월 및 11월 강수가 모니터링한 나무들의 생장 쇠퇴 및 고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또한 한려해상국립공원 홍도와 태안 난도, 울릉도·독도 인근에서 측정한 연평균 기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기온 증가가 바닷새 번식지에서 생태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려 홍도의 괭이갈매기 번식 시작 시기가 2011년 조사 시작 이래 올해가 가장 빨랐고, 이런 현상이 비교지역인 서해의 태안 난도와 울릉도·독도 등을 포함한 전 해역의 번식지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10여 년 정도 모니터링한 결과 괭이갈매기의 번식 시기가 앞당겨지고 낳는 알의 개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기온, 수온이 증가한 영향도 있고, 수온이 증가함에 따라 괭이갈매기들의 먹이원이 변화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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