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변덕 때문에 내 돈 다 사라진다!” 분노의 아우성
2021-05-17 13:31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머스크 말바꾸기 변덕 때문에 내 돈 녹는다(사라진다).”(코인 개미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끊임없는 ‘말 바꾸기’에 가상자산(암호화폐)시장이 아수라장이다. 가상자산시장의 대장격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한 달 만에 또 52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머스크가 비트코인의 환경파괴 문제를 거론한 지 사흘 만의 일이다. 머스크의 ‘입방정’에 가상자산시장이 ‘갈지자(之)’를 그리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큰 상황이다.

머스크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정말(Indeed)이다’란 여섯 글자에 비트코인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이날 ‘가상화폐 고래’란 닉네임을 가진 ‘크립토 웨일’이란 누리꾼이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머스크가 비트코인 전량을 팔아치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자책할 것이지만 나는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남긴 글에 머스크가 이 같은 댓글을 남긴 것이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전량 매도했을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이번 답변이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는 최근 입장과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한 마디에 비트코인 가치는 크게 내려앉았다. 이날 오전께 8%가량 하락하더니, 정오께엔 13% 선까지 폭락했다. 현재는 5200만원(빗썸 기준) 선에서 횡보하는 모양새다.

머스크의 발언으로 가상자산의 가치가 출렁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 만큼 투자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에만 8번 이상 가상자산과 관련된 유의미한 트위터를 게재했다. 그때마다 비트코인은 물론 머스크 자신이 ‘아버지’임을 자처하는 ‘도지코인’의 가치가 큰 폭의 변동을 보여왔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엔 도지코인 모래폭풍이 기존 금융업계를 덮치는 모습의 이미지 한 장을 게재했고, 열흘 뒤인 지난달 28일엔 ‘도지파더 SNL 5월 8일’이라며 미국 유명 코미디쇼 SNL 출연 소식을 알렸다. 이후 SNL에서 도지코인을 놓고 ‘사기’라고 말하며 72.50센트에서 45.15센트까지 도지코인이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면서도 사흘 뒤 ‘테슬라 전기자동차 구매 시 도지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용의 설문을 올려 도지코인 가치상승을 유도했고, 반대로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결제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비트코인 가치 폭락을 이끌었다. 13일과 15일에도 재차 비트코인 채굴이 야기하는 환경 문제와 더불어 도지코인이 비트코인보다 나은 이유를 거론하며 두 가상자산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세계적인 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시장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월에 17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공개한 뒤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비트코인 투자분 가운데 2억7200만달러를 매도했다고 밝히며 ‘배신자’란 비판을 받았다. 비트코인의 가치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실제로 비트코인을 처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댓글에 어떠한 배경 설명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의 트윗이 “머스크가 비트코인 처분에 동의했는지, 머스크가 (최근 발언으로) 비판에 직면했다는 심정에 동의했는지를 명시하지 않은 답변”이라고 전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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