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 샤넬 들어오나요?”
명품 수요가 고공행진하면서, 백화점 신규 오픈을 둘러싸고도 어떤 명품 매장이 들어오느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대 명품이라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를 유치하는 것은 백화점 의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물론 자존심 대결이 되기도 해 더욱 열기가 뜨겁다.
▶서울까지 ‘오픈런’ 힘든데...우리 지역에도?= 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롯데백화점 동탄점,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이 문을 연다. 지역 및 명품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해부터 특정 명품 매장이 들어온다, 아니다 등 갑론을박이 쏟아졌다.
동탄점과 엑스포점 모두 ‘에루샤’ 입점 소식은 아직 공식결정된 바 없다. 이들 명품 매장은 백화점 오픈과 동시에 문을 여는 경우가 드물고, 주로 매출 추이 등을 지켜본 뒤 입점을 결정한다. 이에 각 지역의 구매력 수준과 근처 명품 점포 현황 등을 볼 때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백화점이 가지는 위상이 집값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역 커뮤니티에서 일부러 띄우는 경우도 있다”며 “오픈 전에 돌던 소문이 틀리기도 하지만, 명품브랜드의 비공개 정책 때문에 매장에서 들은 소식 등을 조합해 제법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만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일례로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 서울’에는 아직 ‘에루샤’ 매장이 없다. 3대 명품 중 가장 먼저 입점하게 될 루이비통을 두고도 온갖 이야기가 쏟아진다.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에 루이뷔통 매장이 큰 규모로 있어 상권을 볼 때 추가는 어렵다든가 현대 목동점의 루이비통 매장이 옮겨온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식이다. 또 신세계 대구점에 샤넬이 생겼기 때문에, 현대 대구점의 샤넬이 철수하고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다는 등 각종 ‘카더라’가 난무한다.
특히 해외여행이 막히고 국내에서 명품 수요가 폭발하면서 ‘오픈런’을 하지 않고는 인기 명품은 구매는 고사하고 구경하기조차 어려워지자, 인기명품 매장이 가까운 곳에 어디 또 생기느냐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에르메스에 달린 백화점 자존심= 고객 입장에서는 명품을 편하게 살 수 있는 매장이 하나라도 더 늘었으면 하는 단순한 바람이지만, 백화점 입장에서는 명품 매장 유치가 생존과 직결돼 있다. 명품 매출이 백화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35.4%로,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백화점의 전년동월대비 매출증가율은 34.5%지만 해외유명브랜드(명품)의 증가율은 57.5%로 상품군 가운데 가장 높다. 올해 1~3월 명품 매출증가율은 21.9%, 45.7%, 89%에 달한다.
명품에 따라 백화점 실적 희비도 엇갈린다. 최근 신세계가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명품 강자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에루샤’를 모두 보유한 점포가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대구점 4곳으로 백화점 가운데 가장 많다. 이외 3대 명품을 갖춘 곳은 롯데 잠실점, 현대 압구정본점, 갤러리아 압구정점으로 신세계가 압도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1조원 벽을 넘는 것은 결국 명품에 달렸다”며 “샤넬, 에르메스 같은 인기 명품 브랜드는 매출 기여도는 물론 매장이 극소수라 집객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백화점들이 사활을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 매장 유치는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오픈하는 롯데 동탄점과 대전신세계 엑스포점은 명품브랜드부터 오픈 성적표까지 비교될 것이 뻔해 더욱 민감한 분위기다. 신세계는 ‘지역 1번점’ 전략을 펼치기 때문에 대전 지역 명품 시장에 자리를 잡은 갤러리아타임월드와도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최상위 브랜드인 에르메스 매장 유치는 상위권 주요점포에 중요한 이슈다. 그간 에르메스가 없어 체면을 구긴 롯데 본점도 리뉴얼하며 에르메스 유치에 공들이고 있고, 현대는 판교점 연매출이 최단기간 1조원을 달성하면서 내년에 에르메스 매장이 입점 예정이다. 오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