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경험관리 구축’
2021-06-09 11:20


국내에서 20년 넘게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던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경험이란 누구에게 일어난 일을 말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사람이 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를 통해 우리는 의식주를 비롯한 전반적인 일상생활 영역에서 근본적 행동변화가 일어난 것을 경험했다. 소비행동이 변화했고, 원격에 필요한 여러 가지 업무기술과 도구가 등장하면서 기업들의 직원 소통 방식도 바뀌었다. 실제 퀄트릭스XM 인스티튜트에서 발표한 ‘2021년 소비자 글로벌소비자 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 해본 활동으로 ‘가족 또는 친구와 온라인 영상통화 참여’가 24%로 가장 많았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의 경험이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기업들도 변화한 트렌드를 읽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금 하지 못하면 앞으로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앞다퉈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확대하는 데에 많은 투자를 한다.

현재 분명히 변화하는 점과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 공존한다. 대면접촉에 대한 두려움으로 앞으로도 온라인쇼핑만을 할 것이라는 소비자가 있다. 반면 쇼핑은 삶의 재미, 나아가 친구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있다. 재택근무 경험으로 코로나19 이후에도 원격근무를 선호하는 직원들이 있는가 하면, 직장에서 함께 커피를 마시고 회식에서 수다를 떠는 것이 직원 간 의사소통과 유대감은 물론 업무효율성까지 높인다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이전보다 다양해진 고객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더 뚜렷해진 직원들의 다양성을 조직에 녹여내야 한다는 커다란 과제를 안게 됐다.

고객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늘 변해왔다. 가격이나 편의성 같은 핵심적인 결정 사항은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무엇이 편의를 제공하는지, 그리고 어떠한 경험이 가치를 제공하는지는 상대적이다. 경우에 따라 신제품을 찾을 수도 있고 더 나은 경험을 요구할 수도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모든 고객의 요구가 바뀔 것을 예상하고 과거에 사용했던 고객 경험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경험관리(XM)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경험관리는 측정이나 추적 시스템이 아니라 새롭게 진화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과 경험을 설계하기 위한 토대다.

기업들은 고객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지속적으로 이해하고, 매 순간 한 형태로 가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데이터를 쌓고 접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고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일회성 프로젝트로 끝나면 안 된다.

경험관리는 제품 개발부터 브랜드 마케팅까지 기업의 모든 조직이 상시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경험 전환(Experience Transformation)이 돼야 한다. 2021년과 그 이후에는 다양한 소비자 경험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기업들이 미래에 대한 가능성과 기회를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서장원 퀄트릭스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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