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현관에서 70대 노인을 마구잡이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중상해)를 받는 20대 A씨가 지난 4월 24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현관에서 70대 노인을 무차별 폭행해 살인미수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27)씨가 29일 첫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폭행과 상해는 인정한다”면서도 “살해 의도를 갖고 폭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4월 22일 오후 3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1층 현관 엘리베이터 앞에서 같은 동 주민인 피해자를 주먹과 발로 마구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씨는 피해자가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피해자를 때리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가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불만을 품던 중 피해자와 눈이 마주치자 화가 나 피해자가 사망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바닥에 쓰러진 피해자의 머리를 발로 밟거나 차는 등 살해하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봤다.

김씨는 법정에서 “피해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무의식적으로 쳐다봤는데 피해자가 ‘뭘 보냐’라고 했고 ‘가던 길 가세요’라고 하자 ‘뭔데 나한테 반말하느냐’고 큰 소리를 역정을 내 순간 우발적으로 그랬다”고 폭행 이유를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이 말리는데도 폭행을 멈추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당시에 순간 화나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며 “크게 다치게 할 의도는 애초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키 190㎝에 이르는 건장한 체격의 김씨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 얼굴과 팔에 골절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피해자 가족 측은 사고 이후 김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처벌해 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애초 김씨를 현장에서 체포해 상해 혐의로 입건했다가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피해자의 피해 정도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살인미수로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20일 오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