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쿠데타 사흘 만에 美 찾아가 “야심 없다”…美, 외교문서 21건 공개
2021-07-06 13:34


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전두환이 12·12사태를 일으키고 사흘 뒤 당시 주한미국대사를 만나 “정치적 야심이 없다”고 주장한 사실이 확인됐다.

외교부는 6일 미국 정부로부터 5·18민주화운동 관련 비밀 해제된 문서 사본 21건을 전달받아, 1979년 12월 15일 ‘글라이스틴 대사의 전두환 면담’이라는 제목의 문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두환은 당시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국대사를 만나 “12·12사태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조사 필요성이 요청되어 동인의 체포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군사쿠데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쿠데타가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정 총장을 체포하려고 했으나 이를 대통령이 거절해 승인 없이 정 총장을 체포했다”고도 언급했다.

12·12사태는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노태우 등이 이끌던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군사 반란 사건을 말한다.

글라이스틴 대사가 한국 정치발전과 사회안정을 바라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최규하 대통령을 만난 기록도 이번에 공개됐다. ‘카터 대통령의 친서 전달을 위한 글라이스틴 대사의 최규하 대통령 면담’ 문건에 따르면 최 대통령은 12·12사태 이후 한국 사회는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군부 간 갈등도 거의 치유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고려해 개헌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문서 공개는 지난달 29일 한·미 양자정책 대화를 계기로 성사됐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에게 한·미 양자정책 대화를 계기로 비밀 해제된 미측 문서 사본 21건을 전달했다.

미국 정부가 이번에 비밀 해제해 한국에 전달한 문서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이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인계된 후 기록관 웹사이트에 공개된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5월 말 5·18 관련 문서 14건을 한국 정부에 제공하고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에도 게재했다. 이 자료는 5·18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홈페이지에도 공개됐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5·18 관련 문서 43건을 한국 정부에 제공했다.



munjae@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