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兆기업 ‘성공신화’ 쓰는 야놀자
2021-07-12 11:23



“제2의 쿠팡 나오나”

국내 1위 숙박·여가 플랫폼인 ‘야놀자’가 글로벌 ‘큰손’ 투자자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선택을 받았다. 손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데카콘(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 기업’임을 인정받았다. 창업자인 이수진 총괄대표는 ‘흙수저 신화’를 탄생시킨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야놀자에 8억70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입하고 야놀자 지분 10%를 확보하는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이 소식을 보도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야놀자에 대한 투자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며 이달 안에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계약이 확정되면 야놀자는 쿠팡에 이어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자받은 두 번째 기업이 된다. 앞서 지난 4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쿠팡은 소프트뱅크로부터 30억달러(약 3조4350억원)을 투자받았다.

야놀자는 1000만 다운로드(구글)를 달성한 국내 최초의 여행앱으로, 명실상부한 업계 1위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야놀자 앱을 이용하는 월간활성이용자(MAU)만 380만명에 달한다.

손 회장은 야놀자가 세계적 기술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지난 2005년 모텔 정보 온라인 공유 커뮤니티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숙박 외에도 항공·KTX·렌터카·레저상품 등 여행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판매하는 ‘슈퍼앱’으로 변모했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호텔·레저시설·식당 등 여가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에 나선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다. 여가 부문에서 B2C 플랫폼과 B2B 솔루션 사업을 동시에 거머쥔 것이다. 호텔을 예로 들면, 야놀자는 예약부터 객실 관리, 사업 운영 등 자산관리 전 과정을 자동화한 솔루션을 판매한다. 이 부문에서 야놀자는 지난 2019년 세계 2위 호텔 자산관리 시스템(PMS)기업인 인도의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올라섰다. 1위 업체는 10여년 전부터 관련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 오라클인데, 야놀자는 1~2년 내에 오라클을 넘어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야놀자의 투자 유치 소식은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야놀자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이수진 총괄대표와 특수관계인으로, 지난 2019년 말 기준 지분율은 41.6%에 달한다.

이수진 총괄대표는 국내 스타트업 업계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 경영자다. 그는 사회생활 첫발을 내딛고도 여전히 가난한 자신을 돌아보며 부자가 돼야겠단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숙식 등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모텔에서 종업원 일을 시작했고, 이때 지친 심신을 달래려 시작한 온라인 활동이 전화위복이 됐다.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만들고 본인이 모텔서 일하며 힘든 점, 느낌 점 등을 적어 올렸는데, 그것이 야놀자의 시작이었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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