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배터리 손가락 ‘땀’으로 충전한다?
2021-07-14 14:04


[루인 UC샌디에이고 연구팀 소속 박사 제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휴대전화 배터리, 손가락 ‘땀’으로 충전한다?”

가까운 미래에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충전하기 위해 보조 배터리나 충전기를 갖고 다닐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가락에서 나오는 땀으로 전력을 생성해 배터리 등을 충전할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조지프 왕 미국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캠퍼스 나노엔지니어링 연구팀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줄(Joule)’에 발표했다.

해당 기술은 얇은 반창고처럼 생긴 끈을 손가락 끝에 감싸면 손가락에서 배출된 땀이나 압력 변화를 소량의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방식이다.

땀에는 무산소 호흡의 부산물이라 할 수 있는 젖산이 포함돼 있다. 젖산이 효소와 결합하면 피루브산으로 분해되는데, 이 과정에서 바로 전기에너지가 생성된다. 그동안에도 땀에서 전기에너지를 얻으려는 시도는 이뤄졌지만 전기를 얻기 위해 일부러 땀을 흘려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실용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루인 UC샌디에이고 연구팀 소속 박사 제공]

UC 샌디에이고 연구진은 손가락 끝에 맺히는 땀에 주목했다. 손가락 끝은 우리 몸에서 땀샘이 가장 많은 곳으로, 인체 다른 부분보다 100~1000배 많은 땀을 배출한다. 겨드랑이나 등보다 많은 땀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손가락보다 겨드랑이에서 더 많은 땀이 배출된다고 인식하는 이유는 손가락이 늘 외부에 노출돼 있어 땀이 금방 날아가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장치는 이렇게 증발해 버리는 땀을 흡수성 높은 밴드에 일차로 수집한다. 이어 젖산과 산소 분자 사이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자를 뽑아낸 뒤 밴드에 붙어 있는 박막형 축전지에 저장해 필요 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루인 UC샌디에이고 연구팀 소속 박사 제공]

연구진에 따르면 피실험자가 손가락 끝에 밴드장치를 고정하고 10시간이 지나면 400밀리줄(mJ)의 에너지가 수집된다. 이는 전자 손목시계를 24시간 동안 작동시킬 수 있는 양이다. 스마트폰과 같은 고전력 전자장치를 충전하기 위해선 아직 3주의 ‘전기 저장시간’이 소요된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루인 박사는 “아직까진 해당 기술이 일상에서 웨어러블기기를 더 실용적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 이 기술이 센서 및 디스플레이와 같은 전자장치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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