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지난 16일 바이든 대통령이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 원(Marine One)’을 타러 가는 중 기자들을 만나 질문을 받으며 윙크를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지난 6개월간 바이든 대통령은 내부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혼란을 잠재웠고, 밖으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와 고립주의 외교로 상처받은 동맹 관계를 복원해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방역지침 준수를 촉구하고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자국민 우선 원칙’을 내세워 강력한 백신 접종 드라이브를 걸며 코로나19 확산 제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때 하루 신규 확진자 3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기승을 부렸던 코로나19는 최근 델타 변이의 확산을 포함하더라도 2만명 대로 크게 내려갔다.
경제지표도 성장률 전망치가 올라가고 실업률이 낮아지는 등 청신호가 더 많다. 세계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8%로 지난 1월 전망치(3.5%)보다 무려 3.3%포인트나 상향됐을 정도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2조8000억달러(약 3195조원)의 천문학적 재정을 확보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동맹 복원과 민주주의로의 국제질서 재편에도 성과를 얻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이 끝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웃고 있다. [로이터]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전통적인 동맹과의 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와중에도 가장 먼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에 나섰다.
또, 취임 후 첫 순방 지역으로 유럽을 선택해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하며 유럽 동맹과의 재결속을 도모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질서에 대항해 힘을 과시하던 중국·러시아와의 충돌도 마다치 않으며 전방위적인 공세를 퍼붓고 있다. 특히, 출범 당시부터 최대 위협으로 지목한 중국을 향해선 홍콩·신장(新疆) 지역 인권을 고리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제재 강도도 높이고 있다.
취임 한 달 반 만에 일본, 호주, 인도 정상과의 ‘쿼드(Quad) 정상회의’를 신속히 개최한 것도 중국 견제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 원(Marine One)’을 타러 가는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로이터]
다만, 정치적으로 극도로 분열된 미국 내부를 통합하고 치유해야 하는 것이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갤럽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지지율은 56%로, 존 F. 케네디 이후 지지율 자료가 있는 대통령 10명의 취임 첫해 6월 조사치 기준으로 4번째로 낮다.
지지 정당별 호불호에 따라 양극화된 미국 유권자들의 여론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바이든 지지 응답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91%인 반면 공화당 지지층에선 19%에 불과했다.
바이든으로선 국정 주도권을 강화하려면 자신이 강조한 통합과 치유에서 성과를 내 지지층 저변을 넓히고 분열상을 극복하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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