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폭증에 난리”…길거리 아이스박스까지 등장
2021-07-21 18:40


배달기사의 픽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길거리 아이스박스까지 동원한 강남논현 B마트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배달업계의 속도 경쟁이 음식에 이어 생필품 배달로도 번지고 있다. 단 1분이라도 배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길거리에 아이스박스를 놓고 물품을 픽업하도록 하는 이색적인 광경도 등장했다.

이달 초 쿠팡이츠가 퀵 커머스(즉시 배송) 서비스 ‘쿠팡이츠 마트’를 시범 도입하자, 배달의민족도 ‘B마트’ 서비스 개선에 칼을 빼들었다. 일부 지점을 시작으로 단건배달을 도입한데 이어, 기존 B마트 배달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21일 업계 따르면, 최근 강남 등 서울 주요 B마트 지점에서 주문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B마트는 배달의민족이 지난 2019년 도입한 즉시 배송 서비스로, 생필품과 신선 식품을 30분~1시간 내로 배송해준다.


지난 주말 주문이 대거 몰린 강남역삼 B마트 픽업존 현황 [독자 제공]

폭염과 사회적 거리두기 상승으로 생필품 주문이 폭증한 반면, 이를 배달할 라이더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에도 특정 시간에 주문이 대거 몰리면서 B마트 픽업존에 물품이 대량으로 쌓이는 ‘난리통’이 발생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아이스박스까지 등장했다. B마트 강남논현점은 최근 B마트 내부 픽업존이 아닌 매장 입구 쪽 길거리에 아이스박스를 대거 마련해 픽업 시간을 단축했다. 기사들이 지하에 위치한 픽업존에 들어올 필요 없이 바로 물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재 퀵커머스 시장은 말 그대로 ‘전쟁’이다. 배달플랫폼 뿐 아니라 유통업체, 편의점 등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사보다 배송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앞당기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 송파구 일부 지역에 시범 도입된 쿠팡이츠 마트 [쿠팡이츠 앱]

특히, 배민의 경우 최근 경쟁사 쿠팡이츠가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 B마트와 비슷한 ‘쿠팡이츠 마트’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최소주문금액 없이 평균 10∼15분내에 배달할 것을 표방한다. 선발주자인 배민에게는 큰 위협이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강남논현점을 대상으로 ‘단건배달’을 도입해 대응했다. 음식 뿐 아니라 초소량 생필품 배달까지 ‘한 번에 한 집만 배달’이 되면서 배달 시간을 크게 줄였다.

동시에, 속도 경쟁의 핵심인 라이더들의 B마트 배달을 독려하기 위해서도 칼을 빼들었다.

앞서 B마트는 라이더들이 기피하는 배달이었다. 기본 묶음 배송에 생수, 얼음, 과일 등 무거운 물품이 많고, 배달 단가 또한 음식 배달에 비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포장 대기 문제에 관한 불만도 컸다. 배차 콜(호출)을 받아 B마트 픽업존에 가면 아직 물품이 준비되지 않아 15~20분 가량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곧 돈인 라이더에겐 큰 손해였다.


배달의민족 즉시 배송 서비스 'B마트' [배달의민족]

이에 배민은 최근 B마트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단건배달 프로모션의 일부로 AI 배차를 통한 B마트 콜을 포함해 배달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음식 배달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배달 단가를 피크 시간 때에는 다소 상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장 대기 문제도 송파 등 일부 지점에서 ‘선 포장 후 배차’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물품 포장이 완료 된 후에 배달기사를 호출해 바로 픽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한편, 쿠팡이츠의 참여로 퀵커머스 시장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현재 퀵커머스 시장에는 배민, 쿠팡, 요기요 등 배달업체 뿐 아니라 현대백화점그룹, GS리테일, BGF리테일 등 주요 유통기업도 가세했다. 특히, 쿠팡이츠는 소형 물류 센터에 직고용 배달 기사 ‘이츠 친구’를 상주시키는 방식으로 배송 소요 시간을 크게 줄였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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