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머리 온도가 무려 40도!” 올림픽 선수들 왜 쓰러지는지 봤더니
2021-07-29 13:46


지난 26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해상공원서 열린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남자 개인전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이날 선수들은 무더위에 지쳐 쓰러졌으며, 일부는 구토를 하기도 했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일본이 올림픽 개최를 위해 공식 제안서에 쓴 문구인 '기후가 온화하고 화창하며,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치기에 이상적인 날씨'를 지적하며 일본이 도쿄의 여름 날씨를 속였다고 비판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살인폭염’ 도쿄올림픽에 쓰러지는 선수들… 시뮬레이션 보니 머리 온도가 무려 40도!”

최악의 살인폭염으로 연일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전 세계 국가대표 선수들의 탈진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에 임한 선수들의 심부 체온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영상이 주목받는다.

해당 시뮬레이션은 기온 32도, 습도 90%의 환경에서 선수들이 30분 이상 달릴 때 건강에 심각한 무리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에어버스, 도요타, 삼성전자 등에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스웨덴의 기술회사 헥사곤은 도쿄올림픽 육상 트랙 1만m에 참가하는 남자 선수들의 상황을 몇 가지로 가정해 그들의 심부 체온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헥사곤은 도쿄의 7월 평균 조건인 ‘기온 27도·습도 70%’와 이보다 더 고온다습한 ‘기온 32도·습도 90%’ 등 두 가지 시나리오로 상황을 가정했다.

그 결과, 기온 32도·습도 90%의 환경에서 달릴 때 심부 체온이 39도까지 치솟는 것을 확인했다. 피부 온도는 37도까지 올랐고, 머리 온도는 무려 40도까지 치달았다. 열사병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큰 상태다.


기온 32도, 습도 90%의 날씨에 달리는 올림픽 선수의 심부 체온 변화 시뮬레이션. [헥사곤]

열사병은 고온 환경에 노출된 뒤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며 중추신경계의 이상 소견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발작이나 혼수 증상, 과호흡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평소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협심증, 동맥경화 같은 심뇌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은 열사병으로 치명적인 상태에 이를 수 있다.

90%의 습도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30분을 뛰자 시뮬레이션상에서 810㎖에 달하는 땀 등 수분이 배출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땀은 피부에서 증발하는 과정에서 체온을 낮춰주는 데 도움을 주지만 습도가 높은 상황에선 정반대의 효과를 야기한다. 공기가 이미 많은 수분을 머금고 있으면 증발을 통한 냉각 효과가 감소해 되레 전신의 온도 상승을 가속화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결국 고습도 역시 열사병의 원인 중 하나인 셈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펴본 도쿄의 7월 평균 기상 조건(기온 27도·습도 70%)도 선수들에겐 위협적이긴 마찬가지였다. 32도의 환경과 유사하게 심부 체온이 39도까지 올랐고 땀도 630㎖가량 흘렸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생화학 반응의 최적화를 위해 심부 체온을 35~39도 사이로 유지해야 한다”며 “(도쿄처럼) 덥고 습한 곳에선 뛰면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도쿄올림픽을 개최한 일본 측에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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