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벌거벗은 임금님?’…페트병 45개가 승무원 유니폼?
2021-08-10 16:36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페트병 45개가 승무원 유니폼…어떻게?”

바다를 떠도는 1억5000만톤 분량의 플라스틱이 전 세계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페트병을 재활용한 다양한 방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페트병으로 섬유를 만들어 활용하는 방안이 각광받으며, 이를 유니폼을 만들어 환경 보호에 힘쓰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10일 영국 항공사 이지젯(easyJet)은 최근 항공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객실 승무원 및 조종사를 위한 유니폼을 폐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

유니폼 한 벌을 제작하는 데 재활용되는 페트병의 수가 약 45개다. 이지젯은 “이렇게 매년 최대 50만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유니폼을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사례는 비단 해외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국내에도 플라스틱 재활용 섬유로 만든 유니폼이 확산세다. CJ대한통운과 대상 등이 올해 들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유니폼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국내 K리그2 10개 구단 가운데 처음으로 부산도 친환경 유니폼을 지급했다.


[123rf]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경찰청도 투명 페트병 등에서 생산한 재생 섬유를 경찰관들이 착용하는 간이근무복, 생활편의복 등으로 새활용(업사이클링)해 보급했다. 간의 근무복 상의에는 페트병 12개, 동계 생활편의복 상의에는 38개의 페트병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이를 통해 6만개의 페트병이 재활용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거된 폐플라스틱을 의류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1993년 업계 최초로 버려진 페트병을 모아 폴리에스테르 원단으로 재가공한 뒤 플리스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플라스틱 원료와 폴리에스테르의 원료가 같다는 데서 착안했다. 페트병을 파쇄, 정제하면 합성 섬유의 원료가 되는 나일론, 폴리에스테르로 만들 수 있다.

한편 폐플라스틱 재활용 문제는 전 세계적인 관심사다. 해마다 8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며 갖가지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에 발표된 한 보고서에선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2050년엔 전 세계 바다로 흘러들어간 플라스틱 양이 물고기보다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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