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불가 해군 함정 ‘3D프린팅’으로 되살렸다!
2021-08-18 09:22


생기원 3D프린팅 기술로 보수중인 함정 감속기 주축 부품.[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군(軍) 무기체계의 수명은 보통 30~50년인 반면, 부속 부품의 수명은 4~7년으로 짧아 주기적인 부품 교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무기체계가 점차 노후화되면서 단종된 부품이 천 가지가 넘고 국방부품 특성상 다품종 소량생산이 요구돼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방부에서는 이 같은 부품 수급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전시에 손상된 부품을 긴급 제작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금속 3D프린팅 기술’ 도입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금속 3D프린팅 기술로 해군 주력 함정의 동력계 핵심부품인 ‘감속기 주축’을 보수, 이를 함정에 다시 장착해 1년 6개월간 해상에서 정상 운용하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손상됐던 감속기 주축은 고속으로 돌아가는 엔진의 속도를 낮춰주고 토크를 제어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만큼 진동이 잦고 하중을 크게 받아 노후화될 경우 결함이 발생하기 쉬운 부품이다.

특히 길이가 1.8m에 달하는 대형 부품이라서, 신규 주문제작 시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고 비용도 6천만원 가량으로 매우 고가인 편이다.

결함이 발견된 해당 함정의 경우 부품 조달이 완료될 때까지 출동 불가 상태로 정비창에서 대기해야하기 때문에, 조속한 임무 복귀를 위해 맞춤형 긴급 보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생기원 스마트제조기술연구그룹 성지현, 이호진 박사 연구팀은 해군정비창 안석 사무관 팀과 함께 2020년 1월 금속 3D프린팅 기술 ‘DED 공정’을 활용해 결함 부위에 이종 소재를 적층하는 방식으로 부품 보수작업을 단기간에 완료해냈다.


부품 보수에 활용된 DED 공정 기반 3D프린팅 장비.[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용접과 유사한 원리를 가진 ‘DED 공정’은 레이저 빔을 부품 표면에 선택적으로 쏘아 금속 분말을 녹여 쌓는 방식으로, 다양한 소재를 조합해 적층할 수 있어 손상된 기계 부품 보수에 적합하다.

보수된 감속기 주축은 함정에 장착돼 1년 6개월 동안 운영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어떤 결함도 발생하지 않아 동력계 노후부품에 대한 DED 기반 보수기술의 활용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수리기간의 경우 주문제작과 비교해 6분의1 수준인 1개월로 줄였고, 그 비용도 20분의1 수준인 3백만 원이 소요돼 국고 절감에 도움이 됐다.

이호진 박사는 “앞으로 해군 및 국방부와 협력해 단종되거나 조달 애로를 겪는 동력계 부품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추가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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