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폰 탈출, 앱 광고 삭제” 위기의 삼성, ‘애플빠’ 마음 돌릴까?
2021-08-19 21:31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디자인 바꾸고, 수천억 포기하며 광고 앱 삭제… 삼성이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환골탈태’를 단행하고 있다. 신작 ‘갤럭시Z플립3’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아우르는 말)를 겨냥한 세련된 디자인을 선택해 ‘아재폰’이라는 오명을 단숨에 벗어버렸다.

또한 수천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며 갤럭시 기본 앱 광고를 삭제하기로 결정,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이러한 결정은 중국 폰과 애플 사이에서 고전 중인 삼성전자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이 달라졌다”… ‘환골탈태’ 단행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갤럭시 기본 앱에 탑재된 광고를 삭제하기로 했다.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최근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기본 광고 삭제에 대해 공식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사장은 “성장 기회의 발굴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임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 경험을 혁신하는 게 우리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 스토어' 업데이트 후 광고 화면. [헤럴드경제DB]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갤럭시 휴대전화에 기본적으로 내장된 앱에 광고를 붙여왔다. 삼성헬스, 삼성페이, 삼성테마, 날씨 등 앱이 해당된다.

그러나 고객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일부 갤럭시 이용자는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스마트폰을 사면서 원치 않는 광고까지 봐야 하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광고 탑재가 시작된 최근까지도 삼성전자 공식 커뮤니티에는 기본 앱 광고 삭제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주기적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약 2년 만에 삼성전자가 광고 삭제를 공식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정으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광고수익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신작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3’으로도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미니멀한 디자인과 부드러운 색상을 선택해 디자인에 민감한 MZ세대를 겨낭했다. 그간 다소 투박한 디자인 때문에 ‘아재폰’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이번 신작으로 애플에도 견줄 만한 디자인을 뽑았다는 호평을 받는다.

‘위기’의 삼성…중국폰·애플 사이 ‘샌드위치’ 극복할까

삼성전자가 이처럼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고, 디자인 혁신을 감행한 이유는 바로 스마트폰사업의 위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3’.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5G 스마트폰시장에서 고전을 겪고 있다.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는 가성비 등을 앞세워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동시에 애플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을 따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2분기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을 포함한 유럽 스마트폰시장에서 판매율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3분기 공급 문제가 해결되면 삼성전자가 다시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샤오미 ‘미 믹스4’. [샤오미 제공]

지난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샤오미는 점유율 16%로, 1위인 삼성전자(18%)와의 점유율 격차를 단 2%포인트로 좁혔다. 저가의 가성비 단말기뿐 아니라 프리미엄 단말기도 대거 출시하며 삼성 자리를 호시탐탐 넘보고 있다.

애플의 기세도 매섭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2’는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억대를 돌파했다.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불티난 듯 팔리며 소위 ‘애플빠’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반면 비슷한 시기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1’은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21 시리즈의 6개월간 판매량은 1350만대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전작 ‘갤럭시S20’ 시리즈보다도 20% 적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제대로 된’ 폴더블폰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아직 폴더블폰 출시를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이제야 폴더블폰 출시를 위한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등 중국 업체는 폴더블폰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기술력에서 삼성전자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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