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선언’ 윤희숙...짧았지만 강렬했던 ‘임차인’ 발언 1년
2021-08-25 11:33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나서자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찾아와 윤 의원을 만류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희숙 의원이 25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을 받은 일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자신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간 문재인 정권과 치열하게 싸운 제가 책임을 다해야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에게 보답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의 목소리는 발언 도중 미세히 떨리기도 했다.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고, 의원직도 다시 지역구민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의 길로 나아가겠다”는 마지막 발언을 마치고는 눈물도 보였다.

윤 의원은 다만 권익위의 조사 결과에 대해선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돼가는 부친을 엮은 무리수가 야당 의원의 평판을 흠집 내기 위한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느냐”며 “권익위의 이번 끼워맞추기 조사는 나라가 정상화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 정권교체 뿐이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고 반발했다.

여당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연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윤 의원은 이 때문에 더욱 초강수를 염두 둔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의 사퇴 건은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칠 예정이다. 국회법상 회기 중에는 무기명 투표에 거쳐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 있고 회기 중이 아닐 때는 국회의장 허가에 따른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본회의 가결 가능성이 크지 않은 점을 볼 때 윤 의원의 사퇴 선언이 정치적 제스처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권익위는 윤 의원 부친이 2016년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소재 논 1만871㎡를 사들였으나 직접 농사를 짓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윤 의원 부친 대신 현지 주민이 벼농사를 짓고, 매년 쌀 일곱 가마니를 지불했다는 것이다. 권익위의 현지 조사 때만 서울 동대문구에서 세종시로 주소지를 옮긴 건도 드러났다.

당 지도부는 윤 의원의 인지도, 특히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자 야권의 대표적 경제 전문가로 역할을 고려해 사퇴를 완강히 만류하는 분위기다.

이원율·신혜원 기자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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