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기싸움…北 “美 아프간 조소거리”·美 글로벌호크 정찰비행
2021-09-06 10:21


북한 외무성이 다수의 대미비난을 쏟아낸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과 열병식 정황이 포착된 직후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의 한반도 상공 비행을 통해 동향 분석에 나서 주목된다. 미 공군의 글로벌호크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미협상 교착 장기화 속 북미가 탐색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북한은 다수의 대미 비난을 쏟아냈고, 미국은 북한이 민감하게 여기는 글로벌호크 비행에 나서며 동향 파악에 나섰다.

외교소식통은 6일 “한미가 서울과 워싱턴DC에서 대북 유화메시지를 보내고, 북한도 한미연합훈련 기간 큰 도발 없이 넘어갔지만 상대방에게 먼저 대화에 나설 명분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북미 모두 양보가 쉽지 않아 현 국면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 외무성은 전날 홈페이지에 다수의 글을 게재하며 미국을 맹비난했다. 외무성은 먼저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 “세계적인 군사대국으로 자처하는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한 것이 세계적인 비난과 조소거리로 되고 있다”며 “아프간 사태는 미국이 역사적으로 자행해온 침략과 약탈정책이 낳은 필연적 결과”라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다른 글에서는 미국의 쿠바와 러시아, 니카라과 제재를 거론한 뒤 “미국이 저들의 법을 국제법 위에 올려놓고 ‘인권’의 간판 밑에 남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 자체가 강도적 행위”라며 “미국이 지난 시기처럼 함부로 ‘인권유린국’, ‘독재국가’, ‘테러지원국’이라는 감투를 씌우고 이래라저래라 삿대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비난했다.

외무성은 같은 날 또 다른 글에서는 미국 내 인종차별을 문제 삼으면서 “대유행 전염병 발생 이후 미국에서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인종차별행위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며 “침략과 약탈로 비대해진 역사에 근원을 두고 있는 인간증오사상과 인종차별행위는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미국의 난치성질병, 악성종양”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미 공군의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는 휴일인 5일 한반도 상공 비행에 나섰다.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등에 따르면 글로벌호크는 이날 수도권과 강원도 등 군사분계선(MDL) 인접 남한 상공을 동서로 수차례 비행했다.

작전반경이 3000㎞에 달하는 글로벌호크는 20㎞ 상공에서 지상의 0.3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첩보위성급 무인정찰기다.

특히 이번 글로벌호크의 비행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재가동에 나섰다는 정황과 함께 평양에서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관측이 이어진 직후 실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이 무력시위를 준비하는 북한을 향해 면밀한 추적·감시가 가능하다는 점을 현시하며 저강도 경고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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