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선택적 反테러, 자업자득될 것”…9·11 20주년에 美 비판
2021-09-13 10:32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9·11 테러 20주년을 맞아 “테러는 인류 공동의 적”이라면서도 “선택적 반(反)테러 행위는 자업자득(自業自得)이 될 것”이라며 미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왕이 부장은 12일 동아시아 4개국 순방 2번째 방문국인 캄보디아에서 외교장관회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9·11 20주년인 지금도 테러리즘이 세계 평화와 발전에 도전이 되고 있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한 후 이같이 답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13일 밝혔다.

왕 부장은 “테러리즘은 인류 공동의 적”이라며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언제 어디서든 단호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간의 실천은 반테러 행위가 일관되어야 하며, 표면적인 것과 근본적인 것을 함께 다스려야 하며, 국제 사회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택적인 반테러 행위는 결국 자업자득이 될 것”이라며 “이중잣대 적용은 국제적 원칙에 어긋나며 특정 민족과 종교를 연결하는 것은 차별과 편견을 조장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작년 11월 테러 단체 목록에서 신장(新疆)위구르족 분리주의 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을 삭제한 데 대한 비판의 의미로 읽힌다.

미국의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계기로 중국에서는 ETIM이 아프간을 발판으로 세를 확장해 중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동시에 왕 부장의 발언은 9·11 직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시작한 아프간 전쟁과 최근 전면 철군에 대한 우회적 비판의 의미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세계적 도전에 직면해 있고, 범지구적 대응이 시급하다”며 “각국의 단합과 협력이 가장 필요한 때 분열을 고무하는 것은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며, 대립을 야기하는 것은 시대 조류에 위배되는 것이고, ‘신냉전’을 선전하는 것은 반드시 구태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선택은 세계 각국이 유엔을 중심으로 국제체제를 함께 수호하고 국제법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공동으로 수호하면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온갖 세계적 도전을 이겨내며 인류사회의 더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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