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 대기 중인 완성차들.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올해 자동차 수출이 해외 시장의 수요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215만대로 전망됐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내수는 3.5% 감소한 184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13일 이런 내용의 ‘2021년 자동차산업 수정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내수 시장에서 국산차는 지난해보다 5.8% 감소한 151만대, 수입차는 9.1% 증가한 33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차는 지난해 2002년 이후 18년 만에 160만대를 넘어서는 등 실적 호조를 보였지만, 올해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공급 차질이 이어지며 다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2종이었던 신차(연식변경 제외)는 올해 8종으로 줄었다.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신차 출시 계획조차 없다.
반면 수입차는 인터넷 판매 확대와 대중화 전략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테슬라 등 전기차 판매가 늘며 점유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자동차 수출은 작년보다 215만대로 전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주요 지역의 수요가 감소했으나 올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중동,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수요 회복도 예상된다.
금액 기준으로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비중이 늘며 지난해보다 28.3%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366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말 전망과 비교하면 내수(182만대→184만대)는 소폭 늘고, 수출(234만대→215만대)과 생산(386만대→366만대)은 다소 감소한 수치다.
실제 올해 1∼7월 국내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한 211만대였다. 수출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로 같은 기간 23.1% 증가한 124만대로 집계됐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헤럴드DB]
반면 같은 기간 내수 판매는 3.2% 감소한 106만대였다. 내수 시장에서 국산차는 6.8% 감소한 87만대에 그쳤으나 수입차는 18.2% 증가한 19만대를 기록했다.
협회는 승용차 개소세 부과 시점과 중고차 매매 등 국산차와 수입차 간 역차별 문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차는 기업 마진이 제외된 수입신고가격 기준에 세금이 부과되지만, 국산차는 기업 마진이 포함된 출고가격 기준에 세금이 부과된다는 논리다.
이어 중고차 판매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제한돼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판매가 허용되지 않는 것도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업무용 법인 차량의 비용 감면 제도 개선과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도 경쟁력 강화의 필수적인 요인으로 지목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대응책도 요구했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가 몰린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공급 차질이 심각해 내년 상반기까지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정부는 국산차와 수입차 간 개별소비세 부과 시점 동일 적용,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매매업 진입 관련 수입차와의 역차별 개선 등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수입차와 동등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