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트 로고.
겟트의 장기 렌털 서비스 관련 이미지
겟트에서 장기렌털로 사용할 수 있는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 키친핏 604L RF60A91C3AP.
겟트에서 장기렌털 할 수 있는 김환기 화백의 오리지널 판화 ORP902.
겟트에서 단기렌털할 수 있는 포트레이트 팔찌.
겟트에서 장기렌털로 사용할 수 있는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의 팔레트 JH7 커피 테이블.
겟트에서 장기렌털 할 수 있는 팻보이 락앤롤 의자.[겟트 제공]
“취향을 타협해서는 안 된다.”
제일기획의 체험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 ‘겟트(GETTT)’를 이끌고 있는 박지현 대표의 신념이다. 마음에 들어도 가격 때문에 원하는 제품을 포기하고, 유사 스타일의 모조품을 구매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그는 ‘렌털’이란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한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11월 ‘취향을 얻어라(GET THE TASTE)’라는 뜻을 담은 겟트를 선보였다. 초기엔 옷, 액세서리, 전자기기, 인테리어 소품 등을 단기렌털 해주는 방식으로 시작했고, 이달부턴 디자인 가구, 프리미엄 가전, 조명 등을 장기렌털해 주는 서비스로 확대했다.
박 대표는 “MZ세대의 취향, 디자인 눈높이는 이제 과거와 다르다”며 “단기렌털을 통해 무난한 디자인만을 선호하는, 취향의 경계에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취향을 제안했다면, 장기렌털은 비싸다는 이유로 고가제품의 구매를 포기한 이들에게 취향을 타협하지 않고 원하는 제품을 겟(get)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겟트의 누적 방문자 수는 출범 10개월 만에 9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8월 기준 월 거래액은 출범 당시보다 5배 이상 급증했다. 단기에서 장기렌털까지 박 대표의 MZ세대에 대한 분석과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부담은 줄이고, 취향은 키우고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인 하이메 아욘의 ‘팔레트 테이블’, 국내 시스템 모듈 가구 1세대로 불리는 ‘몬스트럭쳐’의 제품, 비스포크 등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김환기 화백의 오리지널 판화 등.
이 모두가 겟트의 장기렌털 서비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제품이다. 장기렌털은 일시불 결제 상품을 월 분납 렌털 형식으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12개월부터 최장 60개월까지 렌털기간을 설정해 해당 기간 동안 분납하면 된다. 약정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소유권이 이전된다.
겟트에 입점하는 브랜드와 제품은 모두 박 대표와 직원들이 심혈을 기울여 고른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만난 브랜드만 400개가 넘고, 초창기엔 매달 10곳 이상의 브랜드와 미팅을 했다”고 회상했다.
박 대표의 브랜드 선정 기준은 두 가지다. ▷독창적인 디자인 정체성 ▷체험하고 싶은 흥미로운 철학·스토리가 그것이다. 박 대표는 “디자인이 멋져도 기능이 없어 세간에선 ‘예쁜 쓰레기’라 여기는 제품이라도 취향을 얘기할 수 있다면 겟트에선 소개한다”며 “반대로 1000원짜리 제품이라도 브랜드만의 정체성이 있다면 이 또한 소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깐깐한 눈을 거쳐 겟트에 입점한 브랜드는 현재 210여개. 제품수로는 9000여개다. 론칭 초기 70여개 브랜드, 2300여개의 제품으로 시작해 빠르게 규모를 확대했다.
차별화된 겟트만의 강점, 큐레이션
겟트는 단순히 제품을 선정해 렌털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박 대표는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 가장 차별화된 겟트 만의 장점으로 ‘큐레이션’을 꼽았다. 큐레이션은 여러 정보를 수집, 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걸 의미한다. 겟트는 큐레이션 콘셉트에 맞게 제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컬러 큐레이션’, ‘별책부록’ 등이 대표적이다. 컬러 큐레이션은 소파, 안경, 신발, 모자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컬러별로 묶어서 소개하는 방식이다. 가을엔 단풍처럼 강렬한 ‘레드’ 포인트 제품을, 여름엔 청량한 ‘스트라이프’를 주제로 한 제품을 모아서 소개하는 식이다. 단품으로는 몰랐던 매력이 다른 카테고리와 함께 어우러질 때 빛을 발한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별책부록은 서울 용산 해방촌에 위치한 한 서점 이름이다. 겟트는 이곳에서 판매하는 책 중 일부를 큐레이션해 렌털해 준다. ‘취미를 찾아주는 나침반 북세트’, ‘혼술 메이트 북세트’, ‘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셀프 가이드’ 등이 겟트가 선정한 책 큐레이션 주제들이다.
박 대표는 ‘웹 디자인’ 하나에도 각별히 공을 들인다. 모든 제품을 직접 촬영하고, 콘텐츠 관련 배너를 별도로 제작한다. 박 대표는 “기존에 유통 몰이 사용하던 사진을 그대로 활용하면, 큐레이션한 콘텐츠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골프·반려동물·중고판매...겟트의 무한확장
박 대표는 골프와 반려동물 관련 제품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젝시오’ 골프채를 겟트에서 서비스 중인데, 고객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구매에 앞서 실제 골프채를 시험하고픈 수요에 렌털 방식의 서비스가 유효했기 때문이다.
애견 하우스, 애견 리드줄 등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반려동물 카테고리도 향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박 대표는 전했다. 또 단기렌털 후에 고객이 반납한 제품을 중고로 판매하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박 대표는 “겟트는 고객에게 다양한 취향을 소개하고, 누군가는 그 취향을 렌털로 즐기고, 합리적인 구매를 추구하는 고객은 중고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