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OPEC+ 증산 규모 유지에 급등…WTI 7년래 최고 [인더머니]
2021-10-05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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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오는 11월에도 기존 증산 속도를 유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급등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년래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WTI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74달러(2.3%) 오른 배럴당 77.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도 전거래일보다 1.98달러(2.50%) 상승한 배럴당 81.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도 장중 배럴당 82.00달러까지 올라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OPEC+는 이날 장관급 산유국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11월에도 하루 4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유지하기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OPEC+는 지난해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전체 감산 규모는 580만배럴 수준이었다.

서드 브릿지의 피터 맥날리 글로벌 원자재 담당 대표는 마켓워치에 “2020년 2분기에 대폭 감산한 이후 OPEC+ 산유국들은 2022년까지 수요가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보고 시장에 공급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하루 40만배럴을 늘림에 따라 “원유재고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맥날리는 다만 OPEC+가 매달 회의를 열고 있어 “OPEC+가 변화하는 수요/공급 전망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며 “수주 내 조정이 필요할 경우 다시 모여 결정할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OPEC+의 다음 회의는 11월 4일로 예정됐다.

맥날리는 OPEC+의 생산 정책으로 “지난 15개월간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었다”라며 “2020년 6월 고점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원유 및 정제품 재고는 5년 평균치를 9% 이상 웃돌았으나 2021년 여름에는 재고가 5년 평균치의 6% 이상을 밑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허리케인 아이다의 여파로 영향을 받았으나 더 중요한 것은 미국 생산업체들이 모든 지역에서 시추 활동을 늘리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로 인해 공급이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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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유입되면서 3영업일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주식이 홍콩증시에서 거래가 정지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싸고 극한 대치를 보인 것도 금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9.20달러(0.5%) 상승한 온스당 1767.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금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헝다가 이날 홍콩증시에서 전격적으로 거래 정지되면서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강화됐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3대 주요 지수도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안전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등 미국 정치권도 부채 한도 협상을 둘러싼 예산조정 절차 채택 여부를 놓고 극한 대치를 벌이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뒷받침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도 금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중국은 국경절 연휴(10월 1∼7일) 나흘째인 4일 대만을 향해 사상 최대 규모의 공중 무력 시위를 벌였다.

중국 군용기 총 52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만에 대한 군사 외교적·경제적 압박과 강압 중단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오히려 더 많은 군용기를 보내 무력 시위에 나섰다.

이에 앞서 금가격은 지난 주말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틀 연속 상승했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인들의 8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월가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증가세를 보이며 여전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나타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달과 같은 30년래 최고치 수준을 유지했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해진 점도 금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때 93.660을 기록하는 등 지난주말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메탈 포커스의 분석가인 하샬 배롯은 “인플레이션이 처음에 예상했던 것만큼 단기적이지 않고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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