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위 “北 핵·탄도미사일 개발 지속”…中 조사 비협조적
2021-10-05 10:21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공개한 전문가패널 보고서에서 북한이 경제난 속에서도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지난달 신형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 장면.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전문가패널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위해 외국에서 관련 부품과 기술을 입수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경제적 난관 극복에 집중하고 있지만 여전히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에만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열차 단거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신형 반항공미사일 등을 잇달아 쏘아 올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국가방위력을 강화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최우선적인 권리”라며 “조선반도 지역의 불안정한 군사적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적대세력들의 군사적 준동을 철저히 억제할 수 있는 위력한 새 무기체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법도 정교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해상에서 제재 회피 기술을 지속적으로 정교화하고 있다”며 “불법 금융활동과 해외 근로자 활동, 방산업체 사이버 공격 등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홍콩을 통해 인수한 선박이 한국기업 소유였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으로 국경을 차단하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관련 활동이 위축됐으며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위기가 심화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담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 절차를 간소화했지만 통관이 지연되고 물류비용이 상승해 외국 지원단체의 참여 의욕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중국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소개했다. 중국은 전문가패널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뿐더러 자국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보고서에 게재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례로 중국은 북한 대학과 합동연구 성격을 알려달라는 주문을 “학술 교류는 유엔이 금지한 것이 아니다”며 묵살했다. 쿠바와 베트남 등이 자국 대학과 북한 대학 교류는 언어와 교육 등에 한정됐다고 해명한 것과 온도차가 난다. 전문가패널은 특히 중국 대학들은 2019년부터 북한 김일성대, 김책공대 등과 11개 과학 분야 논문을 공동발표했는데 진동 분석 등 일부 내용은 핵·탄도미사일 개발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은 자체 조사 및 평가와 회원국 보고 등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하며 연 2회 발간한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현황을 담았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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