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와 긴장완화 합의 직후...설리번 “대만 방어는 美의무”
2021-10-08 11:30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특수부대와 해병대를 대만에 파견, 최소 1년 이상 비밀리에 대만군을 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대만군 특수부대가 지난 1월 대만 타이중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AFP]

미국이 중국과 고위급 회담을 통해 양측 간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충돌과 대립을 피하는 행동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대만 방위를 위한 미국의 움직임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최소 1년간 미국이 비밀리에 대만군을 지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던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직접 언론과 만나 대만해협의 평화 유지를 위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에서 BBC 방송과 만나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를 해치는 중국의 행동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고 있으며, 미국은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바로 전날 양제츠(楊潔 )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정치국원과 스위스 취리히에서 6시간가량 만나 양국이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 직후 나온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 방어를 위해 미국이 군사적 행동까지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날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최선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우방국 등에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친구들을 지키며 미국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이 미국의 의무”라고 답변했다.

이는 중국이 반발할 수 있는 ‘군사적 개입’ 카드를 직접 꺼내들지 않으면서도 대만 방어에 미국이 소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특수부대와 해병대를 대만에 파견, 최소 1년 이상 비밀리에 대만군을 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WSJ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0여명 규모의 미 특수부대가 대만 육군 일부를 훈련하고, 미 해병대는 대만 해군 보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대만에 파견된 미 특수부대와 해병대의 규모는 작지만 상징성은 매우 크다”며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대만에 대한 위협 움직임에 대비하는 미 국방부의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군이 대만군 훈련에 직접 관여하는 것이 미중 간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는 중국이 미국의 개입에 대해 미중 간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 시울프(seawolf)급 공격형 핵잠수함 ‘코네티컷(SSN-22) 호’가 중국 인근 남중국해 수중에서 미상의 물체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잠수함에 타고 있던 승조원 여럿이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 위협을 받은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병들은 코네티컷 호에 실려 괌의 미 해군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고 당시 코네티컷 호는 항공모함 3척을 호위하면서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해군과 훈련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안전국은 해당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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