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는 여전히 中보다 美 더 믿는다…‘팬데믹’ 탓 민주주의 신뢰 흔들
2021-10-1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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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사회·경제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는 시들해질지언정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위주의적 독재자가 등장해 사회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사회 혼란을 수습해주길 바라기보단 자신들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직접 뽑은 대표자가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활용해 정부를 이끌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과거에 비교할 때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고 있는 중국보다도 오래된 맹주국인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여전히 더 높다는 결과도 나왔다.

응답자 절반, 가장 선호하는 정치 체제로 민주주의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여론조사기관 ‘라틴 바로메트로’가 중남미 17개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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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지난해 10~12월 1만9004명을 대상으로한 대면 인터뷰 형태로 진행됐으며, 대면 조사가 불가능했던 아르헨티나에선 지난 5월 1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인터뷰가 추가 실시됐다.

조사 결과 ‘가장 선호하는 정부의 형태가 무엇인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49%가 ‘민주주의’라고 답변했다. 이는 중남미 많은 국가에서 군부 독재가 종식되고 민주 정부가 수립됐던 1990년대 후반과 비교했을 때는 많이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권위주의·독재 정권을 선호한다는 응답자(13%)보다는 훨씬 더 높았다.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모두 선택하지 않은 ‘정치 무관심층’의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응답자의 4분의 1에 가까운 숫자가 어떤 정치 체제도 상관없다고 답변했다.

마르타 라고스 라틴 바로메트로 이사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2强 브라질·멕시코, 민주주의 지지도 평균 밑돌아

국가별로 봤을 때 우루과이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가 ‘민주주의’ 체제가 가장 적절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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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를 베네수엘라, 코스타리카,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순으로 뒤따랐다.

주목할 점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라틴 바로메트로는 중남미 양대 강국으로 꼽히는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지지도가 지역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에 주목했다. 해당 국가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 2013년에 비해 크게 떨어져 40% 수준에 그쳤다.

라틴 바로메트로는 중남미 국가들의 민주주의를 떠받치던 주요 인구 집단이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거두고 무관심층으로 돌아서거나 권위주의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 걱정할 지점이라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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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향은 연령대가 젊을 수록, 사회적 지위가 더 높을 수록 두드러졌다.

응답자 70%, 민주주의 잘 작동하고 있는지 의심

라틴아메리카인의 70%는 그들의 민주주의 체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8년 72%와 함께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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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22%의 응답자만이 국가가 강력한 소수가 아닌 다수의 이익을 위해 통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7%만이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의 부의 분배가 공평하다고 생각했다. 대다수는 의료, 교육, 사법 정의에 대한 접근이 불평등하다고 느꼈다.

대표적인 예로 칠레에선 응답자의 93%가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불공평하다고 느꼈으며, 이 문제는 최근 칠레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시위와 직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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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관에 대한 신뢰도 전반적으로 하락했으며, 응답자의 12%만이 타인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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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과거보다 중국이 중남미 무역과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에서 더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라인아메리카인 다수는 중국이 미국에 비해 훨씬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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