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자화균 미생물비료 개념도.[경희대학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대표적 온실가스다. 메탄은 대기상에 낮은 농도로 존재하고 있지만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잠재력이 84배 더 높다.
지구상에서 매년 대기 중으로 약 6억톤의 메탄이 배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많은 메탄이 발생하고 있다. 이어 농업에서도 매년 축산에서 8백만톤, 벼재배에서 약 6백만톤이 발생하는 등 약 2000만톤 넘게 배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국내 연구진이 축산과 논농사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식물 성장호르몬으로 생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경희대학교 화학공학과 이은열 교수 연구팀이 농업 분야에서 배출되는 메탄을 식물 성장호르몬으로 전환할 수 있는 친환경 미생물 비료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메탄을 탄소원 및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메탄자화균은 상온·상압 조건에서 메탄을 알코올, 유기산, 올레핀 및 바이오 폴리머 등의 고부가가치 산물로 전환할 수 있는 미생물로 실제 단백질 사료 등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식물성장호르몬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메탄자화균의 대사경로를 개량해 대기 중 메탄을 식물의 성장과 뿌리내림을 돕는 호르몬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메탄자화균이 메탄을 아미노산인 L-트립토판으로 소화하는 대사 경로를 재구축해 트립토판 생산성을 높이고 나아가 이를 다시 식물호르몬인 인돌아세트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 이렇게 만들어진 메탄자화균이 포함된 미생물 비료를 처리한 밀 종자의 발아된 새싹 신장률과 뿌리 신장률이 대조군에 비해 각각 2배와 3.6배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생장호르몬을 만들어내는 메탄자화균에 의한 식물성장 자극 효과.[경희대학교 제공]
이은열 교수는 “남은 과제는 유전자 재조합 미생물비료 사용에 대한 규제로, 환경이 잘 제어되는 제한된 공간에서 메탄자화균 미생물 비료의 효과를 검증하는 필드 테스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C1 가스리파이너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화학공학저널’에 9월 20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