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시진핑 “조국통일” 맞서 “압력에 굴할 것이란 환상 버려야”…양안 ‘으르렁’
2021-10-11 08:56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10일 타이베이(台北)에서 열린 중화민국(대만) 110주년 건국기념일(쌍십절)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의 무력 충돌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는 가운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군사·외교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하고 있는 중국을 향해 “대만인이 압력에 굴복할 것이란 환상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차이 총통은 10일 중화민국(대만) 110주년 건국기념일(쌍십절) 행사에서 ‘공통의 합의로 의견 차이를 해결하고 단결해 대만을 수호한다’는 주제의 연설을 통해 “대만은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주권 확보와 국토 수호를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전날 신해혁명 기념식에서 대만을 겨냥해 “조국 통일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강경하게 맞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10일 타이베이(台北)에서 열린 중화민국(대만) 110주년 건국기념일(쌍십절)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차이 총통은 “누구도 우리가 중국이 펼쳐놓은 길을 택하도록 강요하지 못하게 계속해서 국방을 강화하고 우리 스스로를 방어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주겠다”며 “중국이 펼쳐놓은 길은 대만을 위한 자유롭고 민주적인 길도, 우리 2천300만 대만인의 주권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과 중국은 서로에게 종속돼서는 안 된다”며 “대만은 합병이나 주권침해에 저항해야 하며 대만의 미래는 대만인의 뜻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민주 방어선의 최전선인 대만이 전대미문의 복잡하고 엄중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과거 72년의 발전 과정에서도 ‘주권 확보, 국토 수호’는 변하지 않고 고수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모든 한 걸음이 세계 미래의 방향에 영향을 줄 것이며 세계 미래의 방향 역시 대만의 미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일 대만 타이베이(台北)에서 열린 중화민국(대만) 110주년 건국기념일(쌍십절) 행사에서 열병식에 참석한 대만군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로이터]

차이 총통은 양안 관계에서 “우리의 호의와 약속은 변함이 없다”면서 “현상 유지가 우리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양안의 이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평등한 대화를 통해야만 한다면서 “우리는 전력을 다해 현 상황의 일방적인 변화를 저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차이 총통은 ▷자유민주 헌정 체제의 영원함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이 서로 예속된 것이 아님 ▷주권 침범 및 합병을 용납하지 않음 ▷중화민국(대만)의 앞날은 반드시 전 대만인 전체의 의지에 따라야 함 등의 4가지 항목 견지가 대만인이 우리에게 준 ‘마지노선’이자 최대공약수라고 밝혔다.


차이잉원(蔡英文·앞줄 가운데) 대만 총통이 10일 타이베이(台北)에서 열린 중화민국(대만) 110주년 건국기념일(쌍십절) 행사에서 대만 국기를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EPA]

이날 국경일 경축행사는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샌드라 우드커크 미국재대만협회(AIT) 타이베이 사무처 처장,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 타이베이(台北) 시장인 커원저(柯文哲) 민중당 주석, 강영훈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대표 등 내외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3군 의장대 시범을 시작으로 CH-47SD 치누크 수송헬기가 길이 18m, 폭 12m, 무게 45㎏에 달하는 사상 최대 크기인 중화민국 국기를 매달고 총통부 상공을 비행했다. 또 슝펑(雄風)-2와 슝펑-3 초음속 대함 미사일, 톈궁(天弓)-3, 톈젠(天劍)-2 미사일을 선보였다.


10일 대만 타이베이(台北)에서 열린 중화민국(대만) 110주년 건국기념일(쌍십절) 행사에서 CH-47SD 치누크 수송헬기가 길이 18m, 폭 12m, 무게 45㎏에 달하는 사상 최대 크기인 중화민국 국기를 매달고 총통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AP]

중국 정부는 차이 총통의 이날 연설을 강하게 비난했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대륙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변할 수도 없으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는 분할된 적이 없고 분할을 허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진당 당국의 독립 도발은 양안 관계의 긴장과 동요의 근원이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우리가 대만 독립을 억제하는 것은 민진당 당국과 대만 독립 세력을 겨냥한 것이지, 결코 대만 동포를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