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보의 대부 샌더스, 바이든표 복지 예산 축소 분위기에 “비민주적” 불만
2021-10-11 09:05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버몬트)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정치권에서 진보 세력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버몬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역점 추진중인 사회복지성 인프라 예산안을 둘러싼 민주당 내 분열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원 예산위원장인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의 내분으로 발목이 잡힌 3조5000억달러(약 4186조원) 규모의 사회복지성 인프라 예산 축소 분위기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샌더스 의원은 WSJ과 인터뷰에서 “단 두 사람이 ‘내 말을 따르기 싫으면 다른 길로 가라’고 압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공정하고 비민주적”이라고 말했다.

3조5000억달러인 예산 규모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상원 내 민주당 중도파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과 커스틴 시네마 상원의원(애리조나)을 겨냥한 발언이다.

현재 백악관과 민주당 지도부는 맨친과 시네마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예산 규모 줄이기에 나선 상태다.

맨친 의원이 제시한 예산안의 마지노선은 1조5000억달러(약 1794조원) 이하다.

예산 규모를 절충해도 2조5000억달러(약 2990조원) 이하는 안 된다는 것이 민주당 내 진보파의 입장이지만, 샌더스 의원은 추가적 양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예산안 수립 과정에서 샌더스 의원은 유아 교육 무료화와 보육 지원, 주거 지원과 기후변화 대책 수립 등을 주장하며 6조달러(약 7176조원) 규모의 예산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상원 예산위원들의 동의를 받기 위해 3조5000억달러로 규모를 축소했다.

예산안 규모를 줄이기 위해 샌더스 의원은 사회보장 프로그램의 적용 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을 동원했다.

이미 한차례 양보를 한 샌더스 의원 입장에선 더는 물러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상원 구조가 민주당이 부통령의 캐스팅보트까지 포함해도 51석 대 50석의 아슬아슬한 우위를 점한 상태다.

샌더스 의원이 비민주적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맨친과 시네마 의원이 반대 입장을 고수한다면 이미 축소한 예산안이라도 통과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선 샌더스 의원과 맨친 의원이 담판을 벌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민주당 내 진보파인 로 카나 하원 의원은 샌더스 의원이 진보 진영의 대부라는 사실을 거론한 뒤 “샌더스 의원이 합의한 안이라면 다른 진보파 의원들도 모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진보적인 공약을 제시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경선 패배 후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원한 그는 한때 노동장관 입각설도 돌았지만, 의회에 잔류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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